이동걸 회장, 임종룡 위원장에 "직원들 검찰조사 최소화" 요청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 직원들이 검찰 수사에 수시로 불려 나가는 등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한 달 전쯤 임 위원장을 만나 검찰에 직원들이 불려나가 조사를 받아 업무 수행과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이를 일정 부문 감안해달라고 부탁했다.
산업은행 사정에 정통한 핵심 관계자는 “이 회장이 취임 이후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이번에는 다소 강하게 임 위원장에게 어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회장 입장에서 수시로 직원들이 불려 나가 조사를 받는 것이 힘들고 산업은행을 추스르는 데 검찰 수사가 부담스러운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의 구조조정을 책임지며 갖은 고초를 겪었다. 특히 홍기택 전임 회장에서 시작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은 각종 비리에 연루되 검찰수사 선상에 놓여 있고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역시 일부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청와대 비선실세 개입 의혹에 있다.
이 회장은 공식석상에서도 줄곧 지금까지의 구조조정은 원칙에 따라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있을 때마다 언론 브리핑을 열고 적극적으로 해명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 9월 2일 조선비즈와 직접 만나 “(구조조정과 관련해)산업은행이 비판받을 것은 비판받아야 한다”면서 “다만, 구조조정에 있어 원칙에 엇나가는 일은 내가 알기로는 없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 역시 이 회장의 역할과 책임을 상당히 존중해주고 있다. 임 위원장은 공개석상에서 “구조조정에 있어 산업은행은 여전히 국내에서 가장 잘 수행하는 집단”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연일 행 내 직원들이 각종 구조조정 검찰 수사로 불려 나가면서 산업은행 내부 사기와 분위기는 밑바닥이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있을 때마다 산은은 외부로부터 갖은 질타를 받아왔다”며 “정치권과 정부로부터 간섭을 받으며 주도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수 없는 구조다”라고 토로했다.
더욱이 대우조선 부실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정상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대우조선에 대한 1조8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서 향후 방산 부분 자회사 프리IPO(기업공개)까지 추진해야 한다. 최소 3년 이상 대우조선을 관리하고 정상화 시켜야 하는 산업은행 입장에서 대우조선은 애물단지라는 것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산업은행 내부에서는 대우조선을 사실상 버리고 싶은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라며 “대우조선을 법정관리 보내지 못하는 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반대가 극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임 위원장에게 강하게 요청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대우조선이 주도적으로 대우조선 등 구조조정 업무를 수행하도록 정부가 힘을 실어줄 것이라면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검찰 수사만이라도 최소화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이 전 회장의 과실을 덜어내는 데 주력해 왔다”며 “향후 기업 구조조정을 계속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에 쓴소리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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