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포 닷새째 공습' 시리아군 뒤에 러시아, 그 뒤에 트럼프

박효재 기자 2016. 11. 2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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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의 거점인 최대 도시 알레포 동부에 지난 15일(현지시간)부터 닷새째 공습을 벌여 민간인 150여명이 숨졌다. 19일 이 지역에 남아 있던 마지막 병원까지 공습을 받으면서 모든 의료서비스가 중단되고 주민들은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고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크렘린에 보낸 우호적인 제스처가, 시리아인들의 목숨을 빼앗아 가는 ‘잘못된 신호’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레포의 의료진들은 정부와 러시아군이 저항을 완전히 포기하게 만들려고 일부러 의료시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사 아흐메드 음바예드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약품과 의료용품 보관 창고까지 공습을 당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알레포에 있는 임시 진료소들조차 모두 공습 때문에 운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19일 폭격을 당한 아동병원에서는 직원들이 인큐베이터에 있는 신생아들까지 꺼내 안전한 장소로 옮겨야 했다. ‘하얀 헬멧’으로 더 잘 알려진 시리아시민방위대(SCD) 구조대원들은 19일 하루에만 60명 이상이 공습에 희생됐다면서, 공습의 강도가 갈수록 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 수전 라이스는 성명을 내고 “시리아 정부와 동맹들, 특히 러시아는 극악무도한 공습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러시아를 배후에 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 정부군의 시가지 공습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와 유럽이 그동안 러시아의 시리아 정부군 지원에 극렬 반대해왔으나, 트럼프 당선자는 러시아의 시리아 개입을 옹호했다. 러시아는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빌미로, 지난달 18일 휴전에 합의한 지 한 달도 채 안된 지난 15일 알레포 공습을 재개했다.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하고 5시간 뒤였다. 러시아 해군 항모 아드미랄 쿠즈네초프호도 처음으로 전투에 참여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중해에서 유럽의 개입을 견제하기 위한 경고로 봤다.

결국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알레포 주민들이다.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 9월 말부터 알레포를 봉쇄하고, 러시아의 지원 속에 대대적인 공습을 했다. 지난달 18일까지 숨진 민간인이 700명이 넘었다. 얀 에겔란 유엔 인도주의조정관은 “생필품도 부족한데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 주민들의 삶은 더욱 비참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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