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인명피해 낸 AI..남해안서 수도권까지 서해안 집중(종합)
간척지·호수·강 등 철새 도래지 많고 가금류 사육농가 밀집이 원인

해남·무안·음성·청주·양주 농장서 발생, 천안·아산·익산 야생조류서 검출
간척지·호수·강 등 철새 도래지 많고 가금류 사육농가 밀집이 원인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가금류 사육농가가 밀집된 충북 음성군 맹동면 용촌리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지난 17일 오후 한 농가가 사육하는 오리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아서다.

이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 11개 농장의 가금류도 모두 살처분됐다. 마을로 통하는 입구에는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도 내걸렸다.
이틀 뒤인 19일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에서도 80여마리의 육용 오리가 집단 폐사했다. 간이 검사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양성 반응을 확인한 방역당국은 이 농장 주인과 가금류 이동을 막고, 20일 새벽부터 '살처분' 작업에 나선 상태다. 음성 맹동면에서 육용 오리를 키우는 두 농가도 20일 각각 40마리, 15마리의 오리가 폐사했다며 의심신고를 했다.
고병원성 AI 감염이 확진된 전남 해남군 산이면 산란계 농장 주변도 사정은 비슷하다. 방역 차량이 축사는 물론 주변 하천을 돌며 쉴새 없이 소독약을 내뿜고 있다.
지난 19일 전남 무안군 일로읍의 육용 오리 사육농장이 AI 의심신고를 한 데 이어 경기 양주의 산란계 농장도 같은 날 닭 240마리가 폐사했다고 축산당국에 신고했다.
중국 등지에서 인명 피해까지 초래했던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서해안을 따라 중부 내륙까지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는 셈이다. H5N6형 AI 바이러스가 2014년 4월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중국에서만 15명이 감염돼 6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AI가 확진된 전남과 충북의 두 농가 외에도 충남 천안시 봉강천 일원과 아산 삽교천 일대, 전북 익산시 만경강 수변에서 채취한 분변 등 야생조류 시료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경남·북과 강원 지역에서는 AI 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AI가 모두 서해안 라인에서 발생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런 점을 고려해 서울, 경기, 인천, 대전, 광주, 세종, 충남북, 전남북에 대해 19일 0시부터 20일 낮 12시까지 36시간의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경남북과 강원도는 제외됐다.
AI가 지리적으로 서쪽 지역에 몰리는 이유로는 철새 도래지가 서해안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꼽힌다.
전남에는 영산강과 고천암호, 영암호, 순천만, 해남 간척지 등 철새 도래지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전북의 만경강과 동림저수지, 금강 하굿둑도 다양한 철새가 월동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뿐만이 아니다. 서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충남 천수만과 삽교호, 금강 하구, 충북 미호천과 보강천에도 많은 철새가 몰려든다.
이들 지역은 농경지가 넓고 추수 후 떨어진 나락이 많아 철새가 선호하는 월동지이기도 하다.
몇 해 전만 해도 철새가 AI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확실한 물증이 없어 "괜히 철새 탓만 한다"는 환경론자들의 반론도 있었지만, 포획된 철새와 하천 변에서 채취된 분변에서조차 AI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다.

서해안뿐만 아니라 부산 낙동강 하류와 경남의 주남저수지 등에도 철새가 많이 몰린다. 경남·북에서도 AI가 발생해 가금류 사육농가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그러나 그 피해는 동쪽 지역보다 전남 영암·나주, 전북 고창·부안, 충남 천안, 충북 진천·음성, 경기 이천·안성을 잇는 서쪽 지역에서 유달리 크다.
오리를 사육하는 농가의 90% 이상이 이들 지역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을 일컬어 '서해안 오리 벨트'라는 용어까지 생겼을 정도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에서 사육되는 오리는 876만9천여 마리다. 지역별로 구분하면 전남북이 72.1%, 충남북이 17.4%, 경기 3.5%이다. 경남북은 6.7%, 제주는 0.3%, 강원은 0.02%에 불과하다.
닭 사육농가 역시 전남북과 충남, 경기에 70%가량 몰려 있다.
철새의 이동 코스인 서해안 벨트 남쪽에서 터진 AI가 순식간에 서울 턱밑까지 도달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축산당국 관계자는 "서해안 벨트 곳곳에 철새 도래지가 있고 오리를 키우는 농가도 많아 AI 역시 이 벨트를 중심으로 많이 집중된다"며 "방역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개별 농가 역시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s@yna.co.kr
- ☞ "朴대통령, 정유라 친구 부모 사업 챙겨"…최순실 샤넬백 받아
- ☞ 최순실 최대 징역 15년 가능…'3인방' 재판시 형량은
- ☞ 엄마 폰 때문에 퇴실당한 수험생 원망 대신 사과글
- ☞ 유명 성당 합창단 지휘자 "요샌 술집 여자가 더 고상해"
- ☞ 속박에서 풀려난 박태환…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김회장님 잘가세요"…"연기 외길 걸은 벗 최불암" 눈물 속 작별(종합) | 연합뉴스
- 암으로 숨진 6세 팬 사진으로 조롱…14세 소년 경찰에 자진 출석 | 연합뉴스
- 심수봉, 후배 비판 논란 후 첫 무대서 재차 사과…"해선 안될말" | 연합뉴스
- 5세 딸 앞에서 아내 살해한 공무원…檢보완수사로 보복살인 규명 | 연합뉴스
- 박항서 감독에 "김치맨"…태국 프로축구서 인종차별 논란 | 연합뉴스
- 고속도로 주행 중 렌터카 핸들에서 뱀이 '삐죽'…소방 출동 소동 | 연합뉴스
- 고령 탓인가…단정적 표현 늘고 저속해진 80세 트럼프의 입 | 연합뉴스
- '사극 대가' 정하연 작가 별세…'왕과 비'·'명성황후' 등 집필 | 연합뉴스
- 시내버스 급정거에 넘어진 승객 사망…운전기사 금고형 집유 | 연합뉴스
- '과태료 부과했다'며 택시민원 허위종결한 부평구 공무원 해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