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꺼지지 않는다.."박근혜 퇴진" 전국 뒤덮은 100만 함성(종합2보)

유현욱 2016. 11. 19.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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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제주, 전국 동시다발 100여곳서 100만 촛불 타올라
법원, "헌법에 보장된 집회시위 권리 우선" 재확인
평화 비폭력 기조 유지, 빛난 시민 의식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퇴진 4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보영 유현욱 전상희 기자] 바람이 불어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촛불은 결국 바람이 불면 꺼지게 돼 있다”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기대와 달리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민심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100만 촛불’ 민심에도 눈과 귀를 닫은 박근혜정부가 ‘모르쇠’로 일관하자 청와대를 향한 촛불 행렬은 ‘박근혜 퇴진’을 넘어 ‘박근혜 구속’을 외쳤다.

◇서울~제주, 전국 동시다발 100만 촛불 타올라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측이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박근혜퇴진 4차 범국민행동’에 서울 60만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17만)을 포함해 전국 95만명(경찰 추산 26만명)의 시민들이 동참했다.

서울에 집중됐던 지난주 ‘민주총궐기’와 달리 이날 5대 광역시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이 타올랐다. 특히 박 대통령의 텃밭이라 할 대구에서만 주최 측 추산 1만 5000여명의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 시국대회’에 동참했다. 참석자들은 “검찰 조사 성실히 받겠다던 대통령이 또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더는 좌시할 수 없다. 당장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입 수능을 마친 고3 수험생들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의 딸 정유라(20)씨 ‘학사 농단’ 사태에 분노해 거리로 나섰고 중·고교 청소년들도 촛불 행렬에 동참했다.

‘박근혜 하야 전국 청소년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규탄하는 ‘2차 청소년 시국대회’를 열고 ‘박근혜 하야’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들은 ‘순실이 없으면 하야를 못해요? 아 무능한 사람’ ‘최순실 공화국이 아닌 대한민국의 학생이고 싶다’는 등 국정농단 사태를 풍자하는 손팻말을 들었다. 경남 김해에서 새벽 일찍 올라왔다는 정교윤(18)양은 “”수능을 앞두고 친구들과 자주 (정유라 입학 특혜 비리 등을)이야기하곤 했다”며 “이젠 불만을 이야기하는 데 그치기보단 행동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촛불 민심에 동조하는 유명 가수도 광화문 행사에 출연해 시민들과 호흡을 맞추며 마치 공연장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무대에서 ‘상록수’ ‘걱정말아요 그대’와 애국 등을 부른 가수 전인권씨는 “세계에서 가장 폼 나는 촛불집회가 되게 합시다”라고 시민들을 격려했다.

◇法, “헌법에 보장된 집시 자유가 우선”

본 행사를 마친 주최 측은 오후 7시 30분부터 청와대를 향해 대규모 도심 행진을 시작했다.

애초 광화문광장에서 새문안로, 종로 등을 거쳐 광화문 앞 율곡로상에 있는 내자동 로터리와 안국역 로터리까지 총 8개 경로로 행진하면서 청와대를 ‘학익진’으로 둘러싼다는 구상이었지만 일부 구간 행진은 금지되면서 무산됐다. 하지만 경찰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지난주에 이어 다시 율곡로·사직로 행진을 허용하면서 청와대 1㎞ 앞에서 ‘박근혜 퇴진’ ‘박근혜 구속’ 함성이 울려퍼졌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주최 측이 경찰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일부를 받아들였다. 경찰이 ‘시민 안전 및 최소한의 교통 소통 확보’ 등을 이유로 주최 측 행진 계획에 제동을 걸었지만 “교통 소통의 공익이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보다 더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주최 측 손을 들어줬다. 지난주에 이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 우선이란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퇴진행동 측은 “사직로·율곡로 일대를 전면 보장하면서 경찰의 금지통고가 집회·시위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제4차 촛불집회 행사를 마친 시민들이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화·비폭력 유지한 시민 의식

청와대 인근 내자동 로터리에 집결한 시민들은 차벽을 세운 경찰과 대치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삼삼오오 모여 시국 토론을 하고 자유발언대 등을 이어가며 평화와 비폭력 집회 기조를 이어갔다. “의경이 떼려면 고생할 것”이라며 불통을 상징하는 차벽에 붙인 꽃스티커를 떼어주는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다.

한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들도 이날 서울역광장에서 ‘헌법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 집회를 열고 ‘강제하야 절대 반대’ ‘대통령 사수’ 등이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숭례문을 거쳐 다시 서울역광장으로 행진했다. 애초 광화문 교보문고 빌딩까지 행진할 예정이었지만 양측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제한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대비해 총 202개 중대 1만 6000명을 투입했다.

유현욱 (fourleaf@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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