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귀열 영어] Democracy vs. Republic(민주와 공화국)

한국일보 2016. 11. 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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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 Popular Phrases

개념 있는 배우 Will Rogers는 칼럼도 쓰고 비평가로도 활동했는데 ‘정부가 온통 한 사람을 위해 움직인다면 이보다 더한 개그는 없다’(There’s no trick to being a humorist when you have the whole government working for you)고 말했다. 1인 독재나 전제정치(tyranny)의 폐해가 아니라 멀쩡한 민주주의 체제에서 막강한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것을 경계하고자 한 말이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미국은 democracy가 아니라 republic 국가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7인은 John Adams, Benjamin Franklin, Alexander Hamilton, John Jay, Thomas Jefferson, James Madison, George Washington인데 모두가 민주주의와 공화국에 대해 반 년 넘게 난상토론을 했었다. Alexander Hamilton은 ‘진정한 자유는 전제정치나 극단적인 민주주의에서 찾을 수 없다’(Real liberty is never found in despotism or in the extremes of Democracy)고 했다. 다수결 원리가 작동하는 민주주의 사회는, 멍청한 다수가 사악한 사람을 뽑았을 때 독재국가나 전체주의 국가가 될 수 있고 그 안에서 진정한 자유는 없어진다는 것이다.

막강한 권력의 대통령을 우둔한 투표자들이 잘못 뽑으면 그 폐해는 주권자 국민이 떠안는다. Samuel Adams도 ‘명심하십시오. 민주주의는 결코 오래 가지 않습니다. 머지않아 쇠약해지고 피폐되며 스스로 자멸하게 됩니다’(Remember. Democracy never lasts long. It soon wastes, exhausts and murders itself)고 말할 정도였다. 당시의 기록을 보면 소위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들은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살리고 권력을 분립하는 혼합형의 공화국을 원했다’(The founders wanted a sinewy republic predicated on mixed government, the separation of powers, and the principle of checks and balances).

누구나 한 표씩 행사하는 평등주의는 좋을 수 있지만 나쁜 출마자도 많고 우둔한 투표자도 많다. 촌철살인의 작가 Mark Twain은 ‘정직한 사람이 정치를 하면 더 빛난다’(An honest man in politics shines more there than he would elsewhere)고 했다. 정치인들 중에는 정직한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정직한 사람이 더 빛난다는 역설을 무시할 수는 없다. 게다가 정치가 중에는 소명 의식조차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정치 이론가 James Freeman Clarke의 말‘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지만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걱정한다’(A politician thinks of the next election-a statesman of the next generation)는 것을 주위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새삼 공화국(Republic)과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의문을 품는 것과‘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는 헌법 구절을 되뇌는 이유는 작금의 우리 현실 때문이다. 국제적으로 웃음거리가 된 한국의 정치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지할 힘도 장치도 없었다는 자괴감이 더 크다. 평등과 다수결의 민주주의도 좋겠지만 ‘누구나 함께 나눈다’는 공화국의 기치처럼 권력이 소수에게 독점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나누는 균형의 제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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