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안종범 '직권남용·강요미수'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보배 기자 = 검찰이 4일 '비선실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와 공모해 대기업들에 거액의 기부를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긴급체포 상태인 안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 전 수석에게는 최씨와 마찬가지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안 전 수석은 청와대 경제수석 재직 최씨와 공모해 53개 대기업이 최씨가 막후에서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안 전 수석은 또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과 SK, 포스코, 부영 등에 추가 출연을 요구하는 과정에도깊숙이 관여하고 최씨 개인 회사인 더블루케이의 이권사업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공개된 K스포츠재단의 회의록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올해 2월 재단이 이중근 부영 회장을 만나 70억∼80억 지원을 의논하는 자리에 동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기금을 쾌척하겠다면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노골적으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 전 수석은 포스코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출연 협조를 요구한 의혹도 받는다.
또 최씨가 K스포츠재단 자금을 합법적으로 빼내가기 위해 비밀리에 만든 더블루케이 관계자들이 1천억원대 평창올림픽 시설 공사 수주를 노리고 스위스 누슬리사와 업무 협약을 맺는 자리에도 참석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 밖에도 그는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더블루케이를 대행사로 해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의혹도 받는다.
강요미수 혐의의 경우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씨의 광고회사 강탈 의혹에 일부 관여한 부분이 드러나 이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안 전 수석의 자택과 청와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서류와 관련 자료, 휴대전화, 이메일 등을 확보했고 구체적 혐의를 확인하고자 압수물 분석과 진술 확보에 주력해 왔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청와대와 박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추궁해왔다.
현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씨는 안 전 수석과 공모해 기업들에 강제모금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3일 구속됐다.
검찰은 공동정범인 최씨 구속으로 자신의 주요 혐의를 부인하는 안 전 수석의 영장 발부가 무난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전 수석의 구속 여부는 5일께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같은 날 밤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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