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인플레이션 늪에 빠진 베네수엘라..돈 세지 않고 무게 잰다

2016. 11. 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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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인플레이션에 허덕이는 베네수엘라가 이제는 지폐를 세지 않고 무게를 재서 계산하는 방식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의 직장인 호세 마르카노(26)는 "지금도 매주마다 번 돈을 은행해서 인출하기 위해 검은 봉투를 들고 다닌다"라면서 "이만큼의 돈을 가지고 다니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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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하이퍼인플레이션에 허덕이는 베네수엘라가 이제는 지폐를 세지 않고 무게를 재서 계산하는 방식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최근 수도 카라카스에서 저울로 지폐의 무게를 재서 계산하는 방식이 성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이 지난 1년 사이 200~1500% 가량 급증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당국에서 집계한 공식 자료가 없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가장 큰 화폐단위인 100 볼리바르 지폐는 10센트(약 100원)에 불과하다.

한편, 현지 소식통은 블룸버그 통신에 베네수엘라 당국이 화폐기업들에 500ㆍ1000ㆍ5000ㆍ1만ㆍ2만 단위의 볼리바르 지폐를 발행입찰 공고를 냈다고 전했다. 오는 크리스마스(12월 25일) 성과급이 전달되기 전까지 화폐발행과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절하)을 마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6개월 이상이 걸리는 작업을 2달 안에 실행하기 위해 새 화폐들은 각 색깔과 숫자만 다르고 디자인과 인물 사진 등은 모두 동일할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베네수엘라 은행 당국에 사실관계를 문의했으나 답변을 들 수 없었다. 

[사진=게티이미지]

리디노미네이션이 이뤄져도 문제는 남아있다. 베네수엘라의 직장인 호세 마르카노(26)는 “지금도 매주마다 번 돈을 은행해서 인출하기 위해 검은 봉투를 들고 다닌다”라면서 “이만큼의 돈을 가지고 다니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에서는 커다란 자루에 돈을 담아 다니는 일이 일상이 되면서 강도 피해가 빗발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예금카드나 신용카드도 사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현찰을 받고 일을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절대빈곤층은 2014년 이후 54%가 증가했다. 2000년 초 고유가가 지속됐을 때 베네수엘라 재정수지는 호황을 누렸지만 초저유가가 최근 지속되면서 극심한 재정불안을 겪고 있다. 경제 혼란은 정치혼란으로 확산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국민 소환될 위기에 처해졌다.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은 법치와 정부 주권의 존중, 인권과 화해를 위한 피해자 보상, 경제와 사회문제, 국민소환투표 일정 등 4개 부문의 의제를 설정하고 논의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다수당을차지한 야권과 베네수엘라 정부가 지난 1월 개원 이후 대화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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