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잇슈] 스마트폰 못다룬다고 '눈치'..서러운 6070

김현주 2016. 10. 3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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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 양천구에 사는 김모(65·여)씨는 얼마 전 TV 홈쇼핑을 보다가 마음에 쏙 드는 재킷을 발견했다. '모바일로 주문하면 5% 추가 할인'이라는 문구를 본 김씨는 집 전화기를 내려놓고 스마트폰을 꺼냈다. 휴대전화로 전화만 겨우 거는 그에게 홈쇼핑 회사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조차 벅찼다. 심지어 앱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30분 넘게 휴대전화와 '씨름'을 하던 그는 결국 평소처럼 상담원을 통해 상품을 주문했다. 물론 앱만 설치하면 가능한 할인도 받지 못했다.

#2.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박모(74)씨는 최근 이사를 가면서 TV와 식탁·소파 등 일부 가구를 바꿨다. 가구 단지도 가보고 가전 매장도 돌아다녔지만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게 제일 저렴하다'는 결혼한 딸의 말을 듣고 딸에게 대신 사달라고 부탁했다. 처음에는 '물건을 보지도 않고 사면 제대로 된 것을 살 수 있을까' 불안했지만, 배달된 가구와 TV 등을 보고는 '큰 걸 살 때에는 매장에서 사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씨는 "인터넷으로 구입하니 최소 40만∼50만원은 절약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제 디지털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시간은 물론 비용도 더 들고, 몸만 더욱 힘들어지는 세상이다. 특히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에게 있어 스마트폰은 아직까지도 낯설기만 하다.

빵이나 과자 등 간식을 살 때도 스마트폰으로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쿠폰을 사용하면 5~1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또 모바일로 주식 거래를 하면 수수료가 면제되기도 하고, 은행 등 금융기관에 돈을 예금할 때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도 있다.

2030대 젊은 층은 스타벅스 같은 커피전문점에서 스마트폰으로 주문을 하지만, 이른바 '디지털 문맹'인 노년층은 줄을 서야하는 것뿐만 아니라 모바일 쿠폰 등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정보화 시대가 됐지만 '디지털 문맹'인 노년층은 오히려 서럽다. 젊은 세대는 음식점에서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서 할인 쿠폰을 들이대고 적립을 하곤 하지만 '디지털 문맹' 노인들은 고스란히 제값 다 주고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문맹' 노년층 각종 편의나 혜택에서 소외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과 친숙하지 않은 이들은 관련 정보기술(IT) 교육을 받을 기회도 많지 않아 각종 편의와 혜택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31일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정보격차 실태를 조사한 결과 장애인·노인·저소득층의 스마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의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 조사는 일반 국민 5500명과 △장애인 △장노년층 △농어민 △저소득층 등 소외계층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정보화 수준이 낮을수록 컴퓨터·인터넷·모바일 기기에 접근할 수 있는 정도나 이용 능력이 떨어졌다. 특히 노년층의 정보화 수준은 56.3%(국민 100% 기준)로 저소득층(74.5%)이나 결혼이민자(73.1%)보다 훨씬 낮았다. 이는 12년 전인 2004년보다 무려 36.5%p 오른 수치였는데도 여전히 5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노인들마다 IT 습득력 달라…강의 운영에 어려움 호소

분석 결과 노인들의 접근성은 높았지만, 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이나 일상생활 응용 면에서 크게 떨어졌다. 지방자치단체와 노인복지관에서 컴퓨터 교실이나 IT 정보단 등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수요보다 전문강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컴퓨터를 한 번도 접해 보지 않은 노인들은 강사가 1대1로 달라붙어 마우스 조작법부터 차근차근 알려줘야 하지만 시간도 인력도 모자란다. 인력이 부족한 복지관 측에서 IT 자원 봉사자들을 쓰기도 하는데 대다수가 1∼2개월만 근무하는 단기 인력이어서 지속적인 교육을 받긴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사람마다 습득력이 달라서 어떤 이는 1년 만에 컴퓨터를 잘 다루지만, 또 사람은 2년이 지나도 그대로라 강의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강사 인력도 부족해 심화과정 수업은 진행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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