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 사유 법 조항 놓고 해석 분분

안상희 기자 2016. 10. 3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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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박근혜 정권의 '비선(秘線)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압수수색을 거부한 법적 근거는 형사소송법 제110조와 111조다. 하지만 법 조항을 놓고 해석은 엇갈린다.

형사소송법 제111조(공무상비밀과 압수)에는 공무원이나 공무원이었던 자가 소지·보관하는 물건에 관해 본인 또는 해당 공무소가 직무상의 비밀에 관한 것임을 신고한 때에는 그 소속 공무소의 승낙 없이는 압수하지 못한다고 돼 있다. 같은 법 제110조 역시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 없는 압수수색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두 조항 모두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했다. '국가 중대 이익'인 경우에만 수사를 거부하도록 한 것이다.

이번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시도에서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보다는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된 것이라는 검찰의 입장과 압수수색이 국가기밀을 다루는 주요인사의 업무를 노출시킨다는 청와대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9일 오후 2시 안종범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정호성 부속실 비서관, 김한수 행정관 등 핵심 인물들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한웅재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을 포함해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은 압수수색을 통해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 유출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자 했다.

청와대는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시도하자 “법률상 임의제출이 원칙”이라고 맞섰다. 임의제출이란 수사팀을 청와대 사무실로 들이지 않고 요구하는 자료를 임의로 제출하겠다는 얘기다. 검찰은 청와대와 협의를 통해 청와대 옆 별도 건물인 연무대에서 자료를 제출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제출받은 자료가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하자 “안 수석과 정 비서관 사무실에 들어가 압수수색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청와대는 압수수색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하며 압수수색 진행을 거부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7시 “청와대가 현장 검찰 관계자들에게 (압수수색)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해 압수수색에 지장이 생겼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수긍할 수 없는 조치”라며 “압수수색 영장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앞서 일부 제출받은 자료는 별 의미가 없는 자료로 청와대는 자료를 제대로 내놓지 않았다"고 했다.

검찰은 안 비서관, 정 비서관, 김 행정관 등이 사용하는 사무실에 들어가 이들이 쓴 서류 등을 확인한 후 국가 기밀로 등록됐는지를 확인한 후 압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들의 청와대 사무실 진입 자체에 대해 (압수수색)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하며 거부했다. 한 변호사는 “관련 조항은 압수를 금하는 것이지 수색까지 안된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은 30일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안종범 정책수석과 정호성 부속비서관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다시 시도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 압수수색팀이 오전 10시 도착해 (청와대와) 협의중”이라며 “청와대가 부동의 사유서를 제출한 이상 강제로 진입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한 것은 4년만이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 사건'을 수사한 특검팀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청와대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청와대가 이번과 똑같은 이유로 거부해 불발된 사례가 있다. 당시 청와대는 제3의 장소에서 관련 자료를 특검팀에 임의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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