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잇슈] 브로커 뒤에 숨은 내부자들이 더 문제다

간통죄가 폐지된 뒤 '흥신소'(興信所)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흥신소는 의뢰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뒤 사생활을 비롯한 신용 및 재산상태 등 다른 사람의 은밀한 개인정보를 조사해주는 일을 하는 사설사무소를 말한다.
이른바 '심부름센터'로 불리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주로 돈을 받고 배우자의 불륜을 의심하는 사람의 의뢰를 받아 상대방 불륜 증거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어 넘기는 일을 한다.
◆실시간 위치 불법 추적…2차 범죄 야기할 수도
불륜을 저지르는 것으로 의심되는 배우자의 차량에 몰래 위치추적기를 설치한 뒤 실시간 위치를 추적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불법이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이 이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흥신소에 정보를 팔아넘기는 일명 '브로커'들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 브로커들은 기업 및 공무원 조직의 내부 사람들과 은밀하게 접촉해 정보를 빼낸다.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달아 쫓기도 하고, 통신기록을 조회해 위치파악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단순히 누군가의 뒤를 쫓기만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의료 기록이나 재산 목록 등 각종 정보를 어떻게 파악하느냐는 것인데, 이 정보만 따로 취급하는 업자들이 있다.
주로 브로커들은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휴대전화나 계좌번호를 수시로 바꾸고, 보안이 철저한 메신저 등을 사용하면서 그 흔적을 지운다.
◆피해 입고도 타인에게 말하기 어려운 민감한 사안…단속도 쉽지 않아
이처럼 브로커들은 개인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2차 범죄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브로커들이 불륜을 들킨 사람에게 사진을 들이밀면서 협박해 돈을 뜯어낼 수도 있고, 의뢰인이 낸 돈의 몇 배를 요구해 받아낸 뒤 불륜 증거를 덮어주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불법 영업은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기 어려운 민감한 사안이라는 특성상 피해를 입고도 수사기관에 신고하기 어려워 단속이 쉽지 않다.
더욱이 흥신소 영업은 당국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고,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만 하면 돼 행정 및 수사기관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얼마 전까지 흥신소에서 일을 하다 그만뒀다는 A씨는 "불법행위를 해야 할 때가 많아 흥신소 간판을 달고 한 곳에서 오래 영업하긴 어렵다"며 "사무실도 없이 이곳저곳 오가면서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년간 일했지만 단속을 당하거나 수사를 받은 경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돈을 받고 타인의 민감한 정보를 넘겨주는 내부자들, 그리고 넘겨받은 정보로 거래를 하는 브로커들. 흥신소 뒤에는 이들이 숨어있지만, 당국은 정작 이들에 대한 수사를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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