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남녀' 하석진, 치열한 삶의 의미 [인터뷰]

김예나 기자 2016. 10. 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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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진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그간의 살인적인 스케줄 탓이었을까. 배우 하석진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한 가득 했다. 그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는 하석진. 인터뷰 내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주관을 갖고 있는지 뚜렷하게 주저함 없이 술술 밝히는 그의 자신감 있는 모습이 강한 자극을 안겼다.

지난 25일 종영된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극본 명수현·연출 최규식)은 서로 다른 이유로 ‘혼술’하는 노량진 강사들과 공시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하석진은 학벌, 외모, 강의 실력은 완벽하지만 인성은 꽝, 그래서 별명이 ‘고퀄리티 쓰레기’ 줄여서 ‘고쓰’인 스타강사 진정석 역을 맡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드라마 속 진정석은 “고퀄리티”한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힐링타임”을 외치며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만의 ‘혼술’을 즐기는 안하무인 성격의 캐릭터. 하석진은 진정석이라는 인물을 두고 “얘는 또라이다”라고 한 마디로 설명했다. 제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성격에 다른 사람을 무시하기 일쑤인 모습들이 선뜻 이해되지는 않았단다. 하지만 대본이 나오면서 진정석이 왜 그런 성격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파악하게 되면서 하석진은 점점 그를 “이해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하석진은 “어떤 게임을 보면 한 캐릭터의 성향을 육각형으로 표현 한다. 그 안에는 스피드, 킥 파워, 체력 등등이 나타나는데 진정석은 한 부분이 특별히 뾰족하게 발달한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인간관계는 물론 연애에도 서툴고 심지어 제 친동생마저 챙기지 못한다. 게다가 직업적으로도 잘나가니 더 기고만장해서 동료들한테도 막말을 일삼는다. 조금씩 진정석의 상황을 알게 되면서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고퀄리티 쓰레기’ 인성의 캐릭터를 두고 제작진은 과연 하석진이 ‘잘 소화해 낼 수 있을까’ 걱정했다는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하석진은 “막상 첫 촬영을 했는데 제가 진정석 역할을 너무 잘해서 감독님이 ‘개재수 없다’고 표현하더라. 나중에는 편집하시면서 ‘너무 재수 없어서 조금 덜어냈다’고 말씀하셨다”며 머쓱한 듯 웃음 지었다.

방송 초반 진정석의 지나치게 ‘고쓰’ 인성이 부각된 탓에 욕을 먹는 일도 많았지만 처음부터 의도된 계획이었다고. 그의 의도 혹은 예상대로 드라마를 통해 진정석이 과거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크게 배신당하는 사연이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이 그가 왜 그렇게 극도로 이기적이고 ‘고쓰’가 됐는지 이해하게 됐다. 그는 “진정석의 재수 없는 모습이 타당성만 분명하다면, 이 모습을 작품 속에서 보여줄 기회만 있다면 얼마든지 그런 모습들을 보여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눈길을 끌었던 모습은 진정석의 반전 ‘사랑꾼’ 면모다. 극 중 노량진에 갓 입성한 신입 국어강사 박하나(박하선)과 ‘꽁냥꽁냥’ 사랑을 키워간 진정석은 평소 그토록 이기적이고 차가운 캐릭터지만 제 여자 앞에서만큼은 아낌없이 표현하고 사랑을 줄 줄 아는 세상 ‘사랑꾼’이다. 이를 두고 하석진은 “진정석은 연애를 뭣도 모르지만 그저 ‘사랑꾼’이자 ‘여친 바보’로 캐릭터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저 역시도 연애에 있어서는 잘 모르지만 직진형 ‘사랑꾼’은 아니다. ‘밀당’을 한다는 말은 아니다. 고수도 아니다. 적어도 제 여자한테만큼은 친절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어렸을 때는 도도해 보이고 나쁜 남자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제는 자상한 남자가 훨씬 멋지다는 것을 느꼈다”며 제 연애 스타일까지 밝히는 친절함을 보여줬다.

현재 방송 중인 케이블TV 드라맥스 수목드라마 ‘1%의 어떤 것’(극본 현고운·연출 강철우) 촬영을 함께 진행하며 정신없고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는 하석진. ‘혼술남녀’를 끝내고 이제 좀 여유가 생긴다며 휴식 계획 중 하나로 연애를 생각해 뒀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는 “지금 노그래(박하선)한테 소개팅 해달라고 청구해 뒀다. 쉴 때 저는 연애를 해야 된다”고 강조하기도. 그렇다면 어떤 스타일의 여성을 만나고 싶은지 질문했더니 “핸드폰을 안 볼 수 있게 하는 여자”라고 명쾌한 답변이 돌아왔다. 하석진은 “계속 재밌게 대화할 수 있는 여자가 좋다. 외적으로 어떤 것은 둘째 문제다. 성격적으로 착했으면 좋겠다.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만났을 때 대화할 관심사가 많고, 공유하는 것들이 많은 사람이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그는 쉬는 동안 피아노와 보컬 트레이닝을 배우고 싶어 했다. 평소 가만히 쉬는 타입이 아니라는 그는 계속 해서 뭔가를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석진은 “배우는 자체를 좋아한다. 작년에도 영어 개인 과외를 받았다. 안하니까 지금은 또 까먹긴 했다. 이제는 미술이나 음악을 잘 하고 싶다. 노래도 잘 하고 싶다”며 끊임없이 배움의 욕구를 드러내는 모습이 새삼 귀엽기까지 했다.

배우로서의 욕심 역시 두 말 할 것 없었다. 그간 쉬지 않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하석진은 이번 ‘혼술남녀’를 통해 한층 트렌디한 색깔의 배우로 자리매김하기를 원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조금은 영(young)해 질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워낙 주말드라마를 많이 해서 그런지 역할 적으로 한계가 일찍 찾아올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 살이라도 더 나이를 먹기 전에 제 나이 대에서 할 수 있는 역할들을 해야할 것 같았다. 그런 기회가 온다면 더 할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로코물에 대한 욕심이 더 많아진다는 하석진이다. 그는 “40대가 넘어가면 중후하고 무거운 이미지를 요구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가벼운 로코 연기를 하기 어려워지지 않나. 제 나이가 아직은 로코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 한다. 로코 연기에 대한 재능은 모르겠지만 연기를 하면 할수록 욕심이 더 생긴다. 어린 친구들 연기 하는 모습 보면서 자극도 많이 받는다”고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데뷔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출연한 작품 수도 셀 수 없이 많다. 차근차근 자신의 필모를 다져오며 하석진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대중들에게 충분히 각인시킨 그가 이토록 치열하게 인생을 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이 치열함을 두고 “긍정적인 의미”라고 선을 그었다. 자칫 부정적인 의미의 ‘힘들다’ 혹은 ‘지친다’는 뜻을 의식해서였는지 하석진은 “치열하다고 해서 자칫 괴롭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일 할 수 없을 거다. 한 번도 촬영하면서 힘들거나 싫다는 마음으로 해 본 적 없다. 늘 즐겁게 일했다. 잠을 못 잘 지라도 함께 하는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있었기에 긍정적인 의미로 치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석진은 “순간순간 저 역시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지 않았나’ ‘너무 빡빡하지 않나’ 하는 생각은 한다. 딱 그 정도다. 데뷔 초 저와 함께 활동했던 배우들이 아직도 라이징 스타로 머물러 있고, 드문드문 얼굴을 보이는 것을 보면 10년이 지났음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제 상황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구나 생각이 든다. 저를 지금까지 계속 찾아주시는 것 자체에 감사하다고 생각 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말은 무조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석진은 “제 스스로를 위하기도 하고, 함께 일하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저의 연기를 보시는 분들이 제 에너지를 받으려면 일단 제가 에너지를 갖고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동안 열심히 일한 만큼 한동안 에너지 충전잘 해서 다음 작품을 또 잘 들어가고 싶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과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았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석진에게 있어 쉬는 것 자체도 사실 쉬운 일은 아닌 듯 보였다.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고, 일에 있어서 부지런한 그가 과연 얼마만큼 휴식을 잘 취할 수 있을지 약간의 의심마저 들었다. 그렇지만 부디 그가 잠시나마라도 다 내려놓고 말 그대로 휴식을 위한 휴식을 취하기를, 그래서 지금보다 더 큰 에너지로 대중을 사로잡는 배우의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내심 바랐다. 열심히 일한 스스로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법. 그가 그 용기를 실행으로 옮길 수 있길 응원해 본다.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마루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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