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중부 2차례 강진..문화재 손상도 잇따라(종합)
건물 수십채 붕괴, 수십명 부상…이재민 최대 3천명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8월 말 규모 6.2의 강진이 강타해 297명이 목숨을 잃은 이탈리아 중부 산악 지대에서 26일 밤(현지시간) 두 차례에 걸쳐 비교적 강력한 지진이 또 발생해 건물 수 십 채가 무너져 내리고, 수 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중세 건물이 붕괴하는 등 문화재의 손상도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뉴스통신 안사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10분, 오후 9시18분 중부 움브리아 주, 마르케 주에 걸친 산간 마을을 잇따라 덮친 규모 5.4, 5.9의 지진으로 진앙과 가까운 곳의 교회와 가옥 등 건물이 붕괴하고, 떨어지는 건물 잔해 등으로 인해 수 십 명이 부상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로 지목된 마르케 주 마체라타 근처의 산간 마을 비소와 인근 우시타의 경우 시내 중심의 교회와 주택들이 다수 파손되는 등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으나 진앙 인근에 사는 73세의 남성이 지진 직후 충격을 받아 심장 마비로 사망했다고 안사통신은 전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전날 밤 두 번째로 발생한 지진의 규모를 6.1이라고 발표하는 등 지진의 강도가 지난 8월 지진에 필적할 만큼 꽤 컸음에도 불구하고 희생자가 거의 나오지 않은 것은 1차 지진이 현지 시간으로 저녁 식사 시간대에 일어난 뒤 대부분의 사람이 집 밖으로 피신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이날 현지 라이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지진의 강도가 셌음에도 지진으로 인한 직접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기적"이라고 안도했다.
하지만 이날 아침에도 규모 4를 웃도는 지진이 발생하며 인근 학교와 체육관 등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샌 이 지역 주민 수 천 명은 당분간 피난민 생활을 지속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재민 수는 2천∼3천명 선으로 추산된다.
파브리티오 쿠르치오 시민보호청장은 "수 천 명이 집을 버린 채 피신 중"이라며 이들을 위한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 로마는 물론 나폴리와 베네치아에서도 감지된 이번 지진은 지난 8월24일 라치오 주 아마트리체, 마르케 주 페스카라 델 트론토 등에서 발생한 강진의 여진이라는 견해와, 8월 지진과는 별개의 단층에서 유발된 별도의 지진이라는 의견이 전문가 사이에서 엇갈리고 있다. 8월 지진 당시 230명의 사망자를 내며 최대 피해를 본 아마트리체는 이번 지진의 진앙인 비소와 약 60㎞ 떨어져 있다.
한편, 2개월 전 지진 때는 간신히 충격을 견딘 아마트리체의 건물 상당수가 이번 지진으로 무너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8월 지진 때 금이 가는 등의 경미한 손상을 입었던 문화재들도 이번 지진으로 직격탄을 맞으며 손상된 사례도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마르케 주의 마체라타 인근 마을인 카메리노의 역사적인 종탑이 지진 충격으로 붕괴했고, 이번 지진의 진앙인 마르케주의 비소에 보관돼 있는 19세기 낭만주의 시인 자코모 레오파르디의 시 27편을 담은 필사본도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보도됐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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