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딩 스토리]㉝ 혈세낭비∙특혜논란 딛고 한강에 뜬 세빛섬..어벤저스2 촬영지로 인기 '둥둥'

김수현 기자 2016. 10. 2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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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위에 떠 있는 인공섬 건물.’

서울 세빛섬 야경. /효성 제공

서울 반포대교 남단쪽 반포한강공원과 멀지 않은 한강변에 세 개의 섬 모양 유리빛 건물이 둥둥 떠 있다. 낮에는 섬의 투명한 몸체가 푸른 한강과 어우러지고, 밤에는 섬 하나하나가 다채로운 빛을 연출하며 시선을 잡아끈다. 눈에 띄는 외관만큼이나 논란도, 사연도 많은 이곳.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 건물은 서울 반포의 ‘세빛섬’이다. (360도 사진)

◆ 공사 중단과 특혜 논란, ‘세금(稅金)둥둥섬’ 비난 딛고 2014년 문 열어

‘세 개의 빛나는 섬’을 뜻하는 한강 인공섬 세빛섬은 2006년 서울시민 김은성씨가 “한강에도 둥둥 떠다니는 섬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시에 제안한 아이디어가 채택되면서 처음 시동이 걸렸다. 이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면서 세빛섬 조성도 포함됐다.

세 개의 섬별로 공연과 엔터테인먼트, 레저 기능을 갖춘 세계 최초의 수상 복합문화공간을 짓는 것이 목표였다. ‘한강의 꽃’이란 주제 아래 활짝 핀 꽃(가빛섬)과 꽃봉오리(채빛섬), 씨앗(솔빛섬)을 콘셉트로 한 설계안을 토대로, 민간 사업자가 시설을 지어 일정 기간 운영한 뒤 시에 기부채납하는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사업이 순조롭게만 진행됐던 것은 아니다. 첫 삽을 뜨기도 전에 민간 사업자 중 최대 주주였던 C&우방이 유동성 위기를 맞아 중도에 사업을 포기했다. 이후 효성(004800)이 사업을 이어받았지만 한강에 대형 부유체를 띄우는 공사의 난도가 워낙 높아 쉽사리 진척되지 않았다. 그 사이 사업비는 662억원에서 1390억원으로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가빛섬과 채빛섬, 튜브스터(보트를 타면서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시설), 솔빛섬. /김수현 기자

우여곡절끝에 세빛섬은 2011년 완공됐지만, 이후에도 한동안 문을 열지 못하고 ‘한강의 흉물’로 남아 있었다. 운영사 선정도 지지부진했던 데다 이해 쏟아진 집중호우로 안전성 문제와 더불어 특혜시비와 공공성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시기 붙여진 ‘세빛둥둥섬’이라는 이름을 본떠 시민들 사이에서는 시민 혈세를 들이고도 제대로 짓지 못했다는 뜻으로 한때 ‘세금둥둥섬’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결국 서울시가 감사에 나서 위법사항을 적발하고, 효성이 운영사로 나서 20년간 무상 사용, 10년 유상 사용 뒤 기부채납을 하기로 하면서 꼬였던 실타래가 극적으로 풀렸다. 세빛둥둥섬에서 세빛섬으로 명패를 바꿔 달고 2014년 10월 시민에 개방됐다.

◆ 반포대교 잠겨도 ‘안전’…영화 ‘어벤저스2’ 촬영지로도 주목받아

세빛섬은 겉보기에 건축물로 보이지만, 구조상으로 물 위에 떠 있는 배다. 실제로도 선박으로 등록돼 있다. ‘물 위에서 떠내려가는 건 아닐까’, ‘물에 잠기는 건 아닐까’라고 걱정할 수도 있지만, 물속에 단단하게 고정돼 있어 안전하다. 또 선박이기 때문에 수위가 높아질 경우 그에 맞춰 섬이 물 위에 뜨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이 운영업체 측의 설명이다. (360도 사진)

각 섬은 수중 바닥에 묻혀 있는 앵커블록(구조물이 외부 힘을 버티고 이동하지 않도록 고정하는 콘크리트 블록)과 연결돼 있다. 또 섬마다 윈치(와이어 로프를 감는 도르래 장치) 와이어와 GPS가 장착돼 있는데, 한강의 수위가 높아지거나 섬이 이동했을 때 나오는 GPS의 신호를 윈치 와이어가 감지해 섬의 위치를 일정하게 고정한다. 또 한강 수위가 반포대교 높이인 16m까지 높아져도 섬 구조체가 떠오를 수 있도록 대비돼 있다.

세빛섬에서 동작대교(위쪽)와 반포대교 쪽을 바라본 모습. /김수현 기자

이정화 효성 세빛섬사업단 서비스영업팀 과장은 “2011년 집중호우로 반포대교가 잠겼을 때나 올해 7월 한강 수위가 6m 이상 올라갔을 때에도 세빛섬은 잠기는 일 없이 물 위에 떠 안전성이 입증됐다”면서 “근무지가 가빛섬에 있는데, 평소 흔들림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섬이 고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달 개장 3년 차인 세빛섬은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규모가 가장 큰 가빛섬에는 컨벤션 시설과 웨딩홀 등이 있고, 채빛섬과 솔빛섬에는 뷔페 등 음식점과 쇼핑 매장, 전시공간이 있다. 배우 조달환씨가 지난해 3월 이곳에서 결혼했고, 올해 12월에는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현욱씨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이달 운영을 시작한 한강 수상택시 정류장 중 하나도 세빛섬 바로 옆에 있다.

지난해 4월 개봉한 영화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저스2)’에서는 악당 울트론이 닥터 헬렌조를 세뇌하고 자신의 분신인 안드로이드를 만든 유전자 연구소로 세빛섬이 등장하기도 했다. 세빛섬이 점차 자리를 잡고 이름이 알려지면서 이곳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 매달 10만여명 정도가 세빛섬을 찾는다.

베트남 관광객 흐엉 모(24)씨는 “6년 전 처음 한국에 왔을 땐 세빛섬이 없었다”면서 “세빛섬이 생긴 뒤로 한강 경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왔는데, 강바람을 느끼면서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매우 즐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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