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달에선 파란색으로.. 베고니아의 이중생활
실내에서 식물을 키우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시시때때로 햇빛이 잘 드는 쪽으로 화분을 옮겨주는 일이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베고니아〈아래 사진〉는 다르다. 햇빛이 거의 없는 실내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이다. 영국 과학자들이 베고니아가 실내에서도 잘 자라는 이유를 찾아냈다. 잎 색깔까지 바꿔 빛에너지 흡수 효율을 최대화한다는 것이다.
영국 브리스톨대 헤더 휘트니 교수는 "베고니아가 빛이 부족한 곳에서 잎을 구성하는 엽록체의 모양을 바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현지 시각)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식물학' 최신호에 실렸다.
일부 베고니아 종류는 햇빛이 거의 없는 응달이나 커다란 나무 밑에서는 잎이 녹색에서 파란색으로 변한다〈위 사진〉. 전자현미경으로 베고니아잎을 살펴보니 파란색을 띠는 것은 잎 표면의 엽록체 결정(結晶)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엽록체는 식물의 잎에서 빛에너지를 흡수해 영양분을 만드는 광합성을 한다. 일반적으로 녹색 빛을 반사하고 이보다 파장이 긴 붉은색 계열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녹색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랗게 변한 베고니아잎의 엽록체는 기존에 반사하던 녹색 빛까지 흡수했다. 엽록체 구조를 바꿔 원래 흡수하던 빨강·주황·노랑 빛에 추가로 녹색 빛까지 광합성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 녹색 대신 파란색 빛을 반사하기 시작하면서 잎이 파란색으로 보이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같은 환경에 사는 다른 식물과 광합성 효율을 비교했더니 파란색 베고니아잎의 광합성 효율이 최대 10%가량 높았다. 휘트니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태양광 발전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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