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공교시'를 통해 한 뼘 성장한 등촌고 농구부

강현지 2016. 10. 25.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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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최근 프로구단들은 학교스포츠클럽을 활성화하고,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날리자’라는 취지로 많은 지역 학교와 연계를 맺어 재능기부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선수들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고, 학생들은 이 시간을 통해 스트레스도 날리고 새로운 배움을 얻는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KBS 1TV ‘우리들의 공교시’도 이와 같은 취지로 지난 5월부터 등촌고 농구부 학생들과 함께했다. 감독과 코치로 서장훈과 김승현을 선임해 이들에게 농구를 지도하고, KBL에서 내로라하는 대표 선수인 양동근, 김종규, 김시래 등 유명 선수들과 만나 농구를 배우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

등촌고 학생들은 전문 농구 선수를 꿈꾸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누구보다 농구와 함께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경기를 통해 승, 패로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을 경험했고, 여기서 오는 마찰을 해결해 나가며 이들은 각자 개인이 아닌 ‘팀’으로 성장해갔다. 과연 이들에게 ‘우리들의 공교시’와 ‘농구’는 어떤 의미였을까.

 

농구가 하고 싶어 등촌고에 입학했다는 조현식 군은 우리들의 공교시를 “‘앞으로 이런 시간이 언제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중한 기회였다”라고 돌아봤다. 농구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서장훈과 김승현에게 지도를 받는다는 걸 알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며 말이다. “서 감독님과 김 코치님은 농구계에서 전설이라 불리는 분들이잖아요. 언제 저희가 이분들에게 농구를 배워보겠어요. 그리고 친구들과 농구로 공감대를 형성해 각종 대회 출전은 물론 경기가 없어도 종종 모이는 절친이 됐어요.”

선수 출신인 백연준 군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친구들과 농구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뒀다. 중학교 시절 1년간 농구부 생활한 이력이 있는 백연준 군은 “중학교 때 길거리 농구를 하다가 대회에 나갔었어요. 대회 우승도 하고, MVP도 되면서 모 중학교로부터 정식 농구부 제의를 받았죠. 테스트를 통과해 입학했는데, 제가 원하는 농구 스타일이랑 달라 1년 정도 하다가 그만뒀어요. 농구를 즐겁게 했다기보다는 체력훈련이 많았었거든요. 여기서는 형들이랑 웃으면서 농구하니 더 즐거워요”라고 말했다.

공을 잡는 학생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들이 경기에 나서기까지 꼼꼼히 등촌고의 일정, 학생들의 몸 상태를 확인하며 체계적으로 선수단을 관리하는 선수단 매니저 정혜인, 강민경 학생도 있었다. 이 두 학생은 농구에 대한 관심보다 담당 교사의 권유로 농구부 매니저를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팀에 대한 소속감이 생겼고, 이제는 농구부의 일원이 되었다.

정혜인 양은 “우리들의 공교시를 촬영하면서 협동심과 소속감 그리고 배려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우리가 경기에 뛰는 것이 아녀서 신경도 안 쓰겠다 싶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농구부에 대한)소속감이 생기더라고요. 매니저의 주 업무가 선수들을 챙기는 일이다 보니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강해진 것 같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강민경 양도 “여자가 둘 밖에 없다 보니 소외감을 느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코트 밖에서는 친구들이 저희를 더 잘 챙겨줘서 소외감 보다는 소속감을 더 느끼는 것 같아요. 경기를 하다 보면 다치는 경우가 가끔 있어요. 최근 연습 경기에서 두 선수가 다쳐 병원 치료를 받은 상황이 있었는데, 여태껏 크게 다친 경우가 없었거든요.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 챙겨주다 보니 ‘우린 한 팀’이라는 것을 더 느껴요”라고 덧붙였다.

등촌고 선수들은 코트 밖에서도 신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워낙 농구를 좋아하다 보니 유명 농구선수들을 만나는 것은 이들에게 꿈같은 일이었다고. 지난 7월, 등촌고는 울산 모비스 훈련장을 찾아 프로 선수들은 어떻게 훈련하는지 과정을 지켜봤고, 모비스 선수단에게 포지션별로 1대1 지도를 받기도 했다.

백연준 군이 꼽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도 바로 모비스 숙소 방문이었다. 입이 떡 벌어지는 훈련량에 놀란 것도 한몫 있었지만 말이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것을 배우며 프로선수들의 생활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봤어요. 정말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우리들의 공교시 촬영을 통해 느낀점도 덧붙였다.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송에서 나왔지만, 서장훈 감독님과 마찰이 조금 있었어요. 감독님은 저희를 도와주러 오시는건데, 감독님과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소중한 기회라는 것이 무뎌진 느낌이었어요. 저희가 감독님께 그동안 그런 마음 표현을 잘 못했는데,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있어요.”

스포츠클럽 활성화를 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우리들의 공교시는 6개월 동안 학생들의 농구 실력만 향상 시킨 것뿐만 아니라 남을 배려하는 마음까지도 한 뼘 성장하게 만들었다. ‘농구’로 울고 웃는 이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는 지난 22일 '헤어질 때는 다시 만날 것 처럼'편으로 종영했다. 하지만 농구로 뭉친 이들의 우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사진_강현지 기자

  2016-10-25   강현지(kkang@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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