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불리한 트럼프, '브렉시트'같은 이변 가능할까?

CBS노컷뉴스 정병일 기자 2016. 10. 24. 13:5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 나온 영국 '브렉시트' 투표처럼 될 것이라 주장
영국의 브렉시트를 이끈 나이젤 패라지 전 독립당수(오른쪽 연단)와 트럼프(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여론조사에서 뚜렷하게 뒤처지고 있는 미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최근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한 단어만을 되풀이해 말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 보도했다.

그는 지난 21일 펜실버니아 주 유세에서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우리는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이번 선거는 브렉시트 이상(Brexit-plus)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도 그는 "브렉시트를 넘어설 것"이라며 "브렉시트의 다섯 배(Brexit times five)가 오고 있다"며 예상보다 큰 폭으로 승리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가디언은 트럼프의 이런 발언이 전혀 허황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때처럼 미 대선에서도 두 주요 투표대상의 지지율이 매우 근접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3일 실시됐던 영국의 유럽연합탈퇴 찬반 국민투표는 사전 여론조사에선 반대쪽이 찬성보다 2% 포인트 앞섰으나 결과는 찬성쪽이 4% 포인트 더 많았다. 특히 브렉시트를 반대했던 노동당의 조 콕스 의원이 국민투표 일주일 전쯤 피살된 뒤 반대 여론이 상승세를 탔지만 결과는 찬성이었다.

미국에서도 대통령 선거가 2주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트럼프 후보는 여성 유혹 편력을 자랑한 비디오가 노출된 뒤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들이 '침묵하는 공화당원들을 놓쳤다면?' 또는 '대중들을 동원하는 트럼프의 능력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했다면?' 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몇 가지 이유를 들어 트럼프가 '브렉시트' 투표 결과와 같은 이변을 만들어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가디언은 우선 미국 대선의 투표 제도가 영국의 국민투표와는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은 각 주에서 실시되는 투표 결과 조금이라도 앞선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독식한다.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에 투표직전 여론조사에서 불과 4% 앞섰지만 결국 대통령 선거인단(538명) 중에선 거의 3분의 2를 확보했던 사례를 거론했다.

다음으로 유권자의 인구통계학적 변화도 민주당의 승리를 점치게 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흑인과 아시아계, 라틴계 유권자가 예전보다 많아졌고 이들은 민주당 지지 성향이 높다. 인종과 이민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들은 유권자들을 양극화시키면서 비 백인 유권자들이 민주당으로 향하게 만들었다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또 이번 미국 대선은 성(gender)에 대한 것으로 남성들이 트럼프의 여성혐오 발언 시리즈가 터져나온 후 힐러리 클린턴 후보쪽으로 좀 더 돌아섰다면서 미국의 평균적인 백인 남성이 아직도 친 공화당 성향이라는 것이 놀랍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여론조사는 실제 투표를 하기 전 유권자들을 상대로 하는 것이며 그 유권자들이 마음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조사결과는 늘 완벽하지 않고 특히 선거일까지 시일이 많이 남았을 때 더 그렇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몇달 동안 민주, 공화 양당의 전당대회와 세번의 TV토론, 10건의 성희롱 피해 주장을 거치면서 여론조사는 정확해지고 있으며 트럼프의 인기는 떨어지고 클린턴의 인기는 높아졌다고 가디언은 밝혔다.

현재 두 후보에 대해 대다수 미국민들이 모두 싫어하기 때문에 여론조사들은 '비호감도'가 트럼프에 대해선 높아지고 클린턴에 대해선 낮아진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선거 결과가 의외로 나온 사례는 영국의 국민투표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총선이나 스코틀랜드의 독립여부에 대한 국민투표, 영국의 총선 등도 있다. 여론조사의 어려움은 자신의 투표 의도를 기꺼이 알려주려는 사람들을 만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데 있다.

그러나 이런 여론조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간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를 넘어설 정도로 커지면 누가 승리할 것인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된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발표된 여론조사들은 대개 표본오차가 ‘+,- 4%’여서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 차이가 이를 넘어서면 이변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가디언은 전망했다.

[CBS노컷뉴스 정병일 기자] jbi@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