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 이은우, 다작요정 '여자 배성우'가 되고 싶어서(인터뷰)

뉴스엔 2016. 10. 2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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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윤가이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그물'을 보고나면 만신창이가 돼 돌아온 남편 류승범을 끌어안고 흐느끼던 아내 이은우의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 남한과 북한 두 체제를 온몸으로 겪고 바닥까지 떨어진 어부의 이야기, 크게 보면 남북한 이데올로기의 대립 그 폐해를 그리고 있는 거창한(?) 그림이지만, 또 달리 보면 사실 어느 소박한 가정집에 닥친 비운과 재앙일지도 모른다.

영화 '그물'에서 철우(류승범 분)의 아내로 분했던 배우 이은우를 10월 21일 서울 논현동 뉴스엔 사옥에서 만났다. 영화는 전국관객 5만여명을 기록하며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지만, 이은우에게는 기쁘고 아픈 또 하나의 작품이 됐다. 많은 이들이 갈채를 보내는 흥행작, 스포트라이트 쏟아지는 상업영화는 아닐지라도 이은우에게는 값지다.

"김기덕 감독님이 다시 찾아주셔서 '그물'을 하게 됐어요. '대호'를 보셨나봐요. 최민식 선배님 아내 역할로 나왔었거든요. 그걸 보고 류승범씨 아내 역할 해보면 어떠냐고 연락이 오셨더라고요. 해야죠 당연히. 제가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된 게 다 감독님 덕분인 걸요."

이은우는 지난 2013년 김기덕 감독의 문제작(?) '뫼비우스'로 혜성처럼 떠올랐다. 정신없이 베니스 영화제 레드카펫도 밟아봤고, 영화를 둘러싼 갖가지 논란 속에 방황도 해봤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만큼 그늘도 있었다. '연기를 계속해도 되는 걸까'하는 고민도 '뫼비우스'를 끝낸 후 더 심해졌다고 고백한다.

"김기덕 감독님이 언제든 또 저를 불러주신다면 땡큐죠. 제가 주연이나 조연, 단역을 가릴 것도 아니고요. 이번 '그물'도 제안을 받고 시나리오를 봤는데 흥미롭더라고요. 전 감독님 특유의 그 구조가 좋아요. 영화에서도 철우가 남한과 북한에서 똑같은 일을 겪는게 앞뒤로 배치돼잖아요. '일대일'에서처럼요. 그런 구도가 흥미로웠어요."

연기는 늘 어렵다. 삼육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했고 배우의 길로 들어선 건 좀 늦었다. 요즘 20대 배우들 중에는 소위 '한예종' 출신이라는 사람들도 많고, 예고부터 연극영화과까지 연기공부 코스 밟은 이들도 많은데 이은우는 달랐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 연기 경험이 많은 건 아니지만 단역 조연 거치고 드라마 'TV 방자전'에선 여주인공까지 하면서 길지 않은 세월 희로애락을 모두 겪었다. 지금도 연기는 늘 과제이거나 고민이기도 하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하고 싶다'는 마음만은 그대로다. 그래서 직진이다.

"'방자전' 때요. 제가 얼마나 욕을 먹었게요...(웃음) 그때 이러고 있으면 안되겠다 싶더라고요. 잘하고 싶다는 욕망이 정말 컸어요. 그래서 제가 빵집 아르바이트를 했죠. 한달 일해 번 100만원으로 연기 선생님을 찾아갔어요. 그렇게 배우고 혼자 연습하고... 그때 많이 깨지고 느낀 거 같아요. 아직 드라마를 제대로 해본 경험이 많지 않아서, 드라마를 더 해보고 싶어요. 제가 더 노력해야죠. 그래서 꼭 작은 역할이라도, 다작하고 싶어요."

이은우의 남다른 열정은 이번 '그물'에서도 보이지 않게 빛났다. 이은우는 분량이 적어 모든 촬영을 하루만에 진행했다. 워낙 김기덕 감독의 스타일이 그렇게 빨리 몰아쳐 찍는다. 이은우는 '뫼비우스' 때의 경험 탓에 이젠 익숙했다. 하지만 영화 초반 단란한 가정의 그림, 후반 무너진 집안의 그 황망한 광경을 하루사이 연기해야 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극과 극의 감정을 오가야 하니까, 촬영 전날까지도 너무도 불안했단다.

"저 혼자 일기를 썼어요. 사랑하는 남편이 어느 날 아침에 평소처럼 고기를 잡으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상황, 그리고 남편이 남한으로 넘어간 사실을 알게 되고 조사를 받고 어쩌면 다시 우리집으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런 감정을 상상하며 아내의 심정이 되어 일기를 썼죠. 그게 도움이 됐어요. 그렇게 아내의 감정이 발전해가는 과정을 미리 경험해본 거겠죠."

이렇게 작은 노력이 모이고 짧은 정성이 쌓여 이은우의 연기는 차츰 단단해지고 있다. '그물'은 북한 어부가 된 류승범의 변신말고도 그 옆에서 묵묵히 밥상을 차리고, 부부관계를 원하는 남편을 위해 아침부터 기꺼이 치마를 내리는 아내 이은우의 존재감으로도 얘깃거리가 있다. 무엇보다 후반부 등장하는 이은우의 처연한 눈물은 관객들의 가슴에 사무치는 핵심장면 중 하나다.

"저를 처음 보는 분들이 그래요. 뭔가 우울할 거 같다거나 까칠할 것 같다거나. 근데 저 성격 좋거든요.(웃음) 이렇게 밝은 면도 많은데 잘 모르시는 거 같아서요. 제가 친근하게 좀 더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여자 배성우' 어떠세요? 저 '여자 배성우' 소리 듣고 싶어요. 배성우 선배님이 여러 영화에서 조단역으로 오래 등장했잖아요. 지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잖아요. 그렇게 다작하면서 친근하게, 존재감을 쌓고 싶습니다! 다양하게 해볼테니까 지켜봐주세요!"

영화는 영화다. 이은우는 실제로 밝고 맑은 기운을 뿜었다. '뫼비우스'도 '그물'도 'TV방자전'도, 배우 이은우의 필모그래피는 평범치 않은 것도 같다. 하지만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기고도 "저 아직도 부모님께 얹혀살아요. 결혼요? 생각 있었으면 벌써 갔겠죠. 연기가 좋아요. 일할래요!"라고 말하며 깔깔 웃는 모습이 이상하게 보기 좋았다.

뉴스엔 윤가이 issue@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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