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두테르테에 극진 예우..두테르테 "남중국해 논의 후순위"(종합2보)

2016. 10. 1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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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리커창·장더장·장가오리 등 中지도부 총출동..큰 선물보따리도 준비 中, '분쟁' 스카보러섬에 필리핀 어선 조업허용..필리핀 상품 수입 확대

시진핑·리커창·장더장·장가오리 등 中지도부 총출동…큰 선물보따리도 준비

中, '분쟁' 스카보러섬에 필리핀 어선 조업허용…필리핀 상품 수입 확대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심재훈 홍제성 최현석 특파원 = 지난 18일부터 국빈 방문 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세계 최강국 미국 정상에 버금가는 극진한 예우를 받고 있다.

우방인 미국과 본격적으로 거리 두기 행보를 하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을 작게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의 유리한 고지 확보의 기회로 활용하고, 크게는 필리핀과 미국 관계를 떼어놓고 필리핀의 친(親)중국화를 통해 아시아·태평양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이룰 수 있는 '호재'로 활용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우선 중국은 지난 18일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두테르테 대통령을 영접하기 위해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공항에 보냈다.

왕 부장은 그의 방중에 대해 "역사적 방문이며 중국-필리핀 관계의 새로운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오늘 재중국 필리핀 교포들을 만나고 중국 기업인들과 교류했다"면서 "내일은 중국 지도부와 회담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9일 고궁박물원(자금성)을 시찰했으며 베이징의 한 마약사범 치료감호소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오는 20일 두테르테 대통령을 위한 환영식과 연회를 개최하며 권력 서열 2∼3위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별도 양자 회동을 한다.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도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과 함께 양국 경제포럼에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초강대국 정상이 아닌 일반 국가의 수반에 대해 국가 지도부가 총출동해 이런 파격적인 예우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는 중국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에 심혈을 기울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은 필리핀에 도움이 되는 각종 지원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Scarborough Shoal·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에 필리핀 어선의 접근을 조건부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제에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의 소지를 없애려는 의도로 보인다.

화춘잉 대변인은 양국 회동에서 남중국해 문제가 거론될지에 대해선 "두테르테 대통령이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여러 매체에 보도됐다"면서 "그는 중국해 문제에 관련해 연착륙을 거론했고 중국 측은 유관 당사국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자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을 믿고 있으며 우리는 이번 방문을 통해 유관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하길 바라며 합작을 확대하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개척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는 남중국해 문제에서 대화와 협상의 정상적인 궤도에 들어서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화춘잉 대변인은 "우리는 누가 중국의 벗인지 우리가 판단할 거다"라고 말해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번 방중에서 보이는 행보를 통해 향후 중국의 필리핀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을 암시했다.

중국 상무부는 브리핑에서 "필리핀과의 경제무역 협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의 주요 수출품인 과일의 수입규모 확대해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필리핀에 차관을 제공할 것이란 중국 언론매체들의 보도도 나온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두테르테의 방중 소식을 대서특필하며 큰 관심을 드러냈다. 미국 대통령의 방중에 가까운 수준으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 논의 여부에 대해 "시 주석이 직접 이 문제를 꺼내는 것을 기다려야 한다"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보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우선시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은 채 필리핀에 유리한 결정을 내린 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에 대해 '종이 한 장'이라며 (논의의) 후순위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신화통신과 CCTV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할아버지 중 한 분이 "샤먼(厦門) 출신의 중국인"이라며 중국과의 동질감을 드러내면서 "중국만이 우리를 도울 수 있다"며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중국 방문에 대해 "가장 중요한 순간이며 대통령 임기 중 결정적인 순간"이라고도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주요 기업인 400여 명을 동행시켜 필리핀 고속철도 건설 사업에 대한 중국 기업의 참여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필리핀은 중국으로부터 30억 달러(3조4천억 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18일 저녁 베이징의 호텔에 도착했을 때 잠시 모습을 보인 이후 19일 저녁 중국 내 필리핀 주재원들과의 만찬 외에는 아무런 공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등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SCMP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19일 오후 2시 10분께 호텔을 떠났다며 그가 늦잠을 자는 습관이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왕푸징(王府井) 부근에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 숙소는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다고 신문이 전했다.

필리핀 두테르테, 국빈 방중차 베이징 도착 (AP=연합뉴스)
訪中 두테르테, 고속철 집중 협의…기업인 400명 대동 (마닐라 A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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