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서 총격전.. 후배 앞서 대응하던 경찰관 숨져

이창수 기자 2016. 10. 19. 23:4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수강간 전과 4범 피의자가 쏜 총에 사망
'
서울 도심에서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수배중이던 40대가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성폭력 전과로 부착 중이던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혐의로 수배를 받아오던 범인은 목제 총기 여러 정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한복판서 총격전…경찰과 극렬 대치

경찰에 따르면 19일 오후 6시20분쯤 서울 강북구 번동에서 “누군가 싸우고 있다”, “총 소리가 났다” 등 신고가 112에 들어왔다. 6시25분쯤에는 성모(46)씨가 차고 있던 전자발찌가 훼손됐다는 신호가 접수됐다. 이에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 김모(54) 경위가 동료와 함께 출동했다.

당시 성씨는 한 부동산 사무실에서 나와 부동산 업자 이모(67)씨를 향해 소지하던 총을 한발 쐈다. 총 소리를 들은 시민들이 쫓자 성씨는 최초 피해자의 머리를 둔기로 때리고 오패산터널 위쪽으로 달아났다. 피해자 이씨와 성씨는 최근까지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사이로 드러났다.

현장에 도착한 김 경위는 성씨에게 접근하던중 6시33분쯤 등 쪽에 총을 맞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김 경위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7시40분쯤 숨졌다.

성씨는 추격에 나선 경찰과 대치 끝에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성씨와 경찰 사이에 또다시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길가던 시민 이모(71)씨가 복부에 총상을 입기도 했다. 이씨는 출혈이 있었으나 위중한 상태는 아니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성씨를 향해 공포탄과 실탄 4발을 발사했으며 팔 부위를 다친 성씨를 경찰과 인근에 있던 김모(50)씨 등 3명과 합세해 제압했다. 성씨는 경찰이 쏜 실탄 3발 중 1발을 복부 부위에 맞았지만 방탄조끼 위에 맞아 상처는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거 당시 성씨는 서바이벌게임을 할 때 착용하는 방탄복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성씨 검거장소와 주거지 등을 수색해 총기 16정과 흉기 7개, 사제폭발물 1개를 압수했다.

나무 재질로 만든 이들 총기는 심지에 불을 붙여 쇠구슬을 발사하는 형태로 인터넷에 소개된 제작법을 보고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조잡한 형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전자발찌는 소지 중이던 흉기로 훼손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성씨는 상대로 범행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방탄조끼 입은 총격 용의자/YTN 화면 캡쳐
◆용의자는 청소년 특수강간 등 전과 4범

성씨는 특수강간 등 전과 4범으로 2003년 6월부터 2012년 9월까지 9년 이상 수감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0년 4월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20대 여성을 두차례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혐의로 2001년 2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집행유예 기간에 다시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2003년 6월 징역 5년을 선고 받으면서 앞선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돼 7년6월의 징역형이 확정됐다. 그는 수감 중에도 교도관을 흉기로 다치게 해 징역형이 추가됐다. 2008년 경북 청송군 청송제3교도소에서 복역하는 동안에는 “청소부가 교도소 지시를 받아 음식물과 식수에 유해물질을 타서 배식한다”고 한 혐의로 벌금 100만원에 처해졌다. 그는 2012년 9월 출소했으나 2014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았다.

성씨는 가명으로 운영한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억울함을 토로하는 한편 경찰이 자신을 구속하기 위해 누명을 씌우고 있다며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특수강간 사건이 ‘합의금을 노린 꽃뱀 사건’이었다고 주장하면서 피해자가 성관계가 강압적으로 이뤄진 것처럼 꾸미기 위해 자신의 팔에 고의적으로 잇자국을 남겼다고 강변했다. 지난 9월에는 총기 판매를 허용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숨진 김 경위는 공직 생활 간 국무총리 표창 등 24회의 수상이력을 지녔고, 평소 솔선수범하는 성격으로 이날도 함께 출동한 후배에 앞서 차량에서 내렸다가 피격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경위의 아들 역시 현재 의경으로 복무 중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유태영·박진영·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