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이사회서 결정했더니 '짠물'..주총 결정 반토막 수준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이사회에서 배당을 결정한 기업은 주주총회에서 배당을 결정한 기업에 비해 배당이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사회 배당기업은 배당여력이 증가했을 때도 배당금을 올리는데 상대적으로 인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지난해와 올해 모두 결산배당을 실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457개사를 조사한 결과, 주총에서 배당을 결정한 기업의 올해 배당성향은 62.81%였다. 반면 이사회에서 배당을 결정한 기업의 배당성향은 34.78%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또 주총 배당기업은 배당 여력이 증가한 상황에서 배당수준을 유지하기보다는 올리는 선택을 한 비율이 높았지만 이사회 배당기업은 상대적으로 배당수준을 올리는데 인색했다.
주총 배당기업 중 영업현금흐름 증가때 주당배당금을 늘린 비율은 52.4%로 유지한 비율(35.2%)보다 높았다. 반면 이사회 배당기업은 영업현금흐름 증가때 주당배당금을 올린 비율(50%)과 유지한 비율(45.5%)이 비슷했다. 반대로 배당 여력이 감소할 경우에는 이사회 배당기업이 주총 배당기업보다 배당수준을 더 적극적으로 줄이는 경향을 보였다. 영업현금흐름 감소 때 주총 배당기업의 주당 배당금은 유지비율(44.12%)이 감소비율(20.59%)보다 두 배 이상 많았지만, 이사회 배당기업은 유지비율(37.5%)과 감소비율(31.25%)이 큰 차이 없었다.
안세환 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이런 결과는 배당 결정주체가 배당정책 패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사회보다 주총에서 배당을 결정할 경우 배당스무딩(배당을 일정수준 꾸준히 유지하는 정도)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사회 배당기업의 배당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이유는 주총에 보고되지 않은 각종 사내 현안을 고려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대리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사익 편취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 상법 개정에 따라 기업은 외부감사 적정의견 등 일정요건 충족시 정관 변경을 통해 재무제표 승인과 배당 결정주체를 주총에서 이사회로 변경할 수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중에선 현재 209개가 이사회 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바꿨고 이 가운데 실제로 이사회에서 배당을 결정한 기업은 60곳이다.
박수익 (park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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