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쓴 아빠 늘었다는데", 주위엔 왜 없을까?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예전처럼 회사 눈치를 안 보고 과감하게 육아휴직을 쓰거나 육아기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아빠들이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실과 거리가 먼 얘기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9월말까지 남성 육아휴직자는 전년대비 53.2% 증가했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비율은 7.9%를 넘었다.
육아휴직제도란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이하의 자녀를 둔 근로자 부부가 각각 최대 1년간 육아를 목적으로 휴직할 수 있는 제도로 부모 합쳐 최대 2년간 쓸 수 있다. 육아휴직 기간에 통상임금의 40%(상한 50만원, 하한 100만원)를 고용보험에서 받는다.
남성 육아휴직자는 300인이상 기업이 가장 많았지만 증가율은 예상외로 중소기업에서 컸다.
10인미만의 경우 지난해 3분기 424명에서 올해 3분기 603명으로 42.2% 증가했다. 같은기간 10인이상 30인미만 기업은 290명에서 356명으로 22.8% 늘었고 30인이상 100인미만은 382명에서 615명으로 61.0% 증가했다.
또 100인이상 300인미만 기업은 448명에서 698명, 300인이상은 1979명에서 3126명으로 각각 55.8%와 58.0%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015년 3분기 995명에서 2016년 3분기 1469명으로 47.6% 상승했고 건설업은 125명에서 589명으로 371.2% 증가했다.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은 278명에서 484명, 숙박 및 음식점업은 올해 3분기 130명으로 지난해 3분기(85명)보다 52.9%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69.2%)·경기(120.0%)·인천(65.1%)과 같은 수도권의 남성 육아휴직자 증가율이 평균 69.2%(2580명)에 달할 만큼 집중됐다.
이외 경남(120.0%)·울산(81.0%)도 증가율이 높았고 충남도 6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육아휴직 대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육아기근로단축'은 육아휴직 대신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단축된 근로시간에 비례해 감액된 임금의 일부를 고용보험에서 지원받는 제도다.
2015년과 2016년 각 3분기별 주요 업종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자는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이 178명에서 351명으로 97.2%, 제조업은 263명에서 368명으로 39.9% 각각 증가했다.
또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213명에서 282명으로 32.4%, 도·소매업은 223명에서 286명으로 28.3% 증가했다.
규모별로는 100인이상 300인미만 이용자가 올 3분기 285명으로 지난해 3분기 131명보다 117.5%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10인이상~30인미만은 52.5%(276명→421명), 30인이상 100인미만은242명에서 31.8% 증가한 319명을 기록했다.
문제는 저출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점차 실효성을 내고 있는 것 보이지만 여전히 현실과는 큰 괴리감이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단축을 30일이상 허용한 사업주에게 월 20만원(대기업은 월 5만원)을 지급한다. 대체인력 채용기간에 대해서는 월 60만원(대기업 30만원)을 지원한다.
정부가 인센티브 등을 통해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금이 상한액이 설정돼 있는데다 대체인력 부족에 따른 업무 부담 등으로 인해 육아휴직을 쓰는 사례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중소 건축회사에 다니는 A씨(여·35)는 아이를 낳은뒤 자리를 뺄까봐 2개월만에 복직했다며 "출산한 여성직장인들도 출산 휴가를 다 챙기가 힘들어 조기에 복지하는데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쓴다는 것은 먼나라 얘기"라고 말했다.
정부의 제도개선 뿐만 아니라 기업의 남성 중심 조직문화나 잦은 야근, 일·가정 양립에 대한 사업주의 인식 전환 등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고용부 관계자는 "아빠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유연하게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근무혁신 10대 제안 등 범국민 캠페인을 통해 기업문화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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