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탈레반 '정부 신임장' 인질협상 조건 격론끝 거부"
송민순 회고록 "당시 안보조정회의 문재인 등 다수 찬성"
윤상현 "탈레반 정식 교전단체 인정하는 잘못된 판단 내릴 뻔"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지난 2007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 선교활동을 떠나 피랍된 샘물교회 교인 인질사건 당시 탈레반 테러 조직이 한국 정부와의 협상을 위해 '정부의 신임장'을 협상 대표단에 보내라고 한 조건을 수용하느냐는 문제를 놓고 정부내 격론이 벌어진 끝에 탈레반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당시 송민순 외교통상부장관의 회고록은 적고 있다.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 따르면 그해 7월19일 피랍사건 발생후 보름 가량이 지난 8월초 탈레반 조직은 인질 석방 협상을 하려면 한국 정부의 신임장을 휴대한 대표를 보내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송 전 장관은 "인질을 구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해야하지만 납치 테러단체에 정부 신임장을 제시하는 것은 국가가 결코 넘어선 안될 선이고, 어떤 국가도 테러단체를 협상대상으로 인정하는 신임장을 써준 사례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논의를 위한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당시 김만복 국정원장과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신임장이라도 써 보내자"고 주장했고, 문재인 비서실장과 백종천 안보실장도 찬성했고 김장수 국방장관은 중립이었다고 한다.
송 전 장관은 회고록에 "며칠후 알게 되었지만 이때는 남북 정상회담 일자를 비밀리에 막바지 조정하던 중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을 수도 있었다"고 적었다.

결국 내부회의에서 "신임장이라도 써보내자는 사람들을 상대로 몇차례 심하게 얼굴을 붉히고는 결국 납치단체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송 전 장관은 기록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국가의 위기는 국가 지도자 및 참모들의 순간적 판단에 의해 국가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2007년 여름 23명의 샘물교회 교인 피랍 사건 당시 정부는 '탈레반에 정부 신임장을 제시하자'라는 주장에 찬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정부에서 신임장을 넘겨준다는 것은 '텔레반을 정식 교전 단체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정치적 논란이 있더라도 국제사회의 외교적 규범에 따라 결국 신임장을 주지 않은 것은 올바른 판단이며, 회고록은 잘못된 역사적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 준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송 전 장관이 말했듯이 이런 일들은 국가가 넘어선 안 될 선이며 국기를 흔드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sg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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