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정유라는 F라고 하지 않았나요" 이화여대생, 대자보로 사과 요구

고영득 기자 2016. 10. 16.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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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화여대 학생 제공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60)의 딸 정유라씨(20)와 같은 수업을 들었다는 이화여대 학생이 대자보를 통해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 교수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16일 이화여대 생활환경관 건물에는 ‘정유라씨와 같은 <컬러플래닝과 디자인> 분반에 있던 학생입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는 과목 담당인 유모 교수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이었다.

의류학과 16학번생이라고 밝힌 해당 학생은 대자보에서 “의류학도인 벗들은 지난 학기 과제 때문에 수많은 밤을 새웠고 더 나은 결과물을 제출하기 위해 상당한 액수의 돈을 지출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노력 끝에 얻게 된 학점을 정유라씨는 어떻게 수업에 단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최소 B 이상을 챙겨갈 수 있느냐”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한 “내 과제를 찾기 위해 과제를 모아둔 과제함을 수없이 뒤졌지만 그 어디에서도 정유라씨의 과제물을 본 적이 없다”며 “(정유라씨가 제출했다는) 2개의 과제물이라면 최종 포트폴리오와 포토북일텐데 가져와서 한번 보여달라. 단 한 번의 수업도 수강하지 않은 채로 그 모든 과제들을 어떻게 완성했나”라고 반문했다.

정씨의 수업 출석 문제도 대자보에서 언급됐다. 해당 학생은 “교수님은 정유라씨의 출석을 초기에 계속 불렀다. 심지어 ‘체육과학부 정유라 아는 사람이 있느냐’라고 묻기도 했고, ‘컬플(컬러플래닝과 디자인) 수강하고 싶은 애들도 많았는데 왜 이 학생은 수강신청을 해놓고 안 오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한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며 “나중에는 ‘얘는 이미 F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할 수 있다. 위 말들을 모두 한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때 수많은 벗들은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과 돈을 투자해 그 3학점을 따냈다”며 “어떻게 이렇게 배신감을 줄 수 있나. 책임지고 진심으로 학생들에게 사과하라”고 글을 맺었다.

앞서 경향신문이 입수한 정씨 학업성적부를 보면 입학한 지난해 1학기 평균 학점은 0점대였다. 대부분 과목에서 F를 받았다. 대학 측은 올해 6월 시험을 과제물 등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고 국제대회·연수·훈련 등에 참가한 경우 출석으로 인정토록 학칙을 개정했다. 재학 중인 모든 학과생에 대해 올해 3월 이후 수업부터 소급적용토록 해 정씨가 혜택을 봤다. 정씨는 올해 1학기엔 대부분 과목에서 C 이상을 받아 평균 학점이 2점대로 올라섰고, 여름 계절학기는 3점대를 받았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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