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개교기념식 기습시위로 '혼란'..학생들 "시흥캠 철회하라"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시흥캠퍼스 추진에 반대하며 본관점거 중인 서울대 학생들이 개교기념식장에 난입해 30여분간 기습시위를 벌였다.
서울대는 14일 오전 10시30분쯤 관악캠퍼스 문화관 중강당에서 열린 제70주년 개교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에는 성낙인 서울대 총장, 교직원,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수상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는 장기 근속 교직원, 봉사 우수학생 표창과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선정증서 수여 등으로 진행됐다.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에 선정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대신해 차남 현철씨가 참석했고, 고 제정구 전 의원을 대신해 부인 신명자씨 등이 선정증서를 받았다.
순조롭게 돌아가던 행사는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수상자들의 소감이 끝나고 갑자기 혼란에 빠졌다.
행사가 시작된지 30여분 후인 오전 11시쯤 시흥캠퍼스에 반대하는 학생 10여명이 단상 위로 올라갔고 "시흥캠퍼스를 당장 철회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학생들은 지금 본관에서 농성 중인데 이렇게 떳떳하게 행사를 할 수가 있느냐"며 "성 총장은 학생들을 사찰해오기도 했다. 당장 이 자리에서 답변하라"고 밝혔다.
학생들을 제지하던 교직원들과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당장 그만하라"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했던 황수익 서울대 정치학과 명예교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학교에 큰 일이 벌어진 것 같은데 시흥캠퍼스는 이미 2007년부터 시작되어 온 것"이라며 "나도 당시 계획에 반대를 했다. 하지만 오늘은 날이 날인만큼 이쯤에서 그만했으면 좋겠다"라고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에 대해 왜 철회를 못하는지 성낙인 총장의 답변 없이는 절대로 내려갈 수 없다"며 "이 자리를 무마하려고만 하는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한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성 총장은 "학생들의 입장은 총장으로서 충분히 이해하고 숙고를 하고 있다"며 "다만 이곳은 토론의 장이 아니라 행사장인 것을 유념했으면 좋겠고, 행사가 끝나고 충분히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듣고 있던 참석자들 사이에 박수가 크게 쏟아지며 순간 학생들의 목소리가 묻혔다.
학생들은 오전 11시30분쯤에 행사장에서 퇴장했으며 이후 행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개교기념식은 서울대에서 동아시아연구중심대학협의회 이사회와 총회가 열리는 것을 기념해 중국, 대만 등의 대학 총장들도 참석하고 있었다. 린 지엔 화 베이징대 총장은 축사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많은 것 같다. 매우 놀랍다"라고 밝혔다.
성 총장은 참석자들에게 "학생들이 자신의 의사를 오늘 같은 자리를 빌려서 해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자유의 공기의 하나로 이해를 부탁드린다"며 "시흥캠퍼스는 우리 대학에 꼭 필요한 미래계획이다. 학생들의 의사를 충분히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k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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