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種 단풍이 '붉은 향연' 펼치는 화담숲

박경일 기자 2016. 10. 1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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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단풍이 절정으로 치달을 무렵의 곤지암 화담숲 경관. 화담숲에는 모노레일이 설치돼있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에버랜드의 호암호수 일대가 단풍으로 물든 모습. 지난해 가을에 찍은 사진이다.

서울서 한나절에 다녀오는 ‘숨은 단풍 명소’

바야흐로 이제 단풍시즌이다. 설악산에서 시작한 단풍의 물결이 오대산을 지나 12일에는 서울 북한산까지 당도했다. 보통 첫 단풍 이후 보름 이쪽저쪽이 단풍의 절정. 그러니 12일 첫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북한산에서는 오는 27일을 앞뒤로 가장 화려한 단풍을 만날 수 있을 듯하다. 단풍여행의 최적기라면 첫 단풍 이후 절정에 이르는 시간까지다. 끝물의 단풍은 어쩐지 쓸쓸하다. 절정의 시기를 앞당겨서 좀 서둘러 단풍을 만나러 가야 하는 이유다. 단풍의 시기는 짧다. 알려진 단풍 명산은 이 짧은 시기에 인파가 몰려든다. 그렇다면 서울과 수도권에서 짧게 시간을 내서 다녀올 수 있는, 덜 알려진 근교의 단풍 명소들을 찾아가 보자.

◇ 4색 단풍 코스…용인 에버랜드

에버랜드는 봄 벚꽃과 가을 단풍으로 이름났다. 테마파크 전역에 심어진 단풍나무와 은행나무, 느티나무, 대왕참나무 수천 그루가 10월 중순 이후부터 온통 선명한 단풍으로 물든다. 예상되는 단풍의 절정은 20일부터 30일 사이. 에버랜드에서 가장 화려한 단풍을 만날 수 있는 곳은 단연 호암호수다. 호수 주변의 선명한 단풍색이 잔잔한 수면에 거울처럼 비치는 장면은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다.

붉은 단풍뿐만이 아니다. 숙박시설인 힐사이드 호스텔 주변에는 은행나무 군락이 펼쳐져 있는데, 단풍으로 물들 때도 좋고 떨어진 낙엽으로 도로 전체가 온통 노랗게 물드는 모습도 좋다. 영동고속도로 마성나들목에서 에버랜드 서문을 지나 정문에 이르는 5㎞의 도로도 단풍 터널을 이룬다.

에버랜드는 올가을에 지난 20년 동안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던 단풍 숲길을 개방한다. 21일부터 어트랙션 콜럼버스대탐험에서부터 썬더폴스까지 이어지는 570m의 산책로다. 20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산책로에는 단풍나무, 참나무, 오동나무와 함께 20m까지 자라는 향목련 군락 등이 펼쳐져 있다. 산책로에서는 단풍 숲 너머로 이솝빌리지, 롤링엑스트레인 등 어트랙션들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포시즌스가든과 장미원 등에 전시된 2만4000여 그루의 댑싸리도 가을의 정취를 더해준다.

◇ 480종의 단풍…곤지암 화담숲

곤지암리조트 인근의 곤지암 화담숲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국내에서 가장 많은 480여 품종의 단풍나무를 보유하고 있다. 각기 다른 품종의 단풍잎이 형형색색으로 물드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10월 중순부터 산책로 곳곳에 빛깔 고운 내장단풍을 비롯해 붉은색의 당단풍, 아기단풍, 산단풍, 적피단풍과 노란 잎으로 물드는 고로쇠나무, 중국단풍, 노르웨이단풍 등이 형형색색으로 물든다. 여기다가 곤지암 화담숲의 17개 테마원과 이어진 산책길에는 구절초, 산국, 해국 등의 야생화가 피어나고 낙상홍, 산수유, 산사나무의 붉은 열매까지 달려 화려한 가을 정취를 빚어낸다. 인근 곤지암리조트의 콘도와 레스토랑을 이용하거나 스키장 곤돌라로 정상휴게소를 오르면 한나절 가을여행 코스가 완성된다. 화담숲은 판교∼여주 간 경강선 개통으로 서울 강남에서 40분 거리다. 입장료는 어른 9000원(인터넷 예매시 8500원), 어린이 6000원. 모노레일 이용권은 어른 4000원, 어린이 3000원. 031-8026-6666

◇ 단풍과 강 바라보는 맛 남양주 운길산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수하는 두물머리 북서쪽에 솟은 해발 610m의 운길산은 단풍 자체보다는 단풍과 어우러진 절집 수종사의 운치가 각별한 곳이다. 운길산은 굳이 단풍이 물드는 계절이 아니라도 주말이면 수도권 주민들이 중앙선 전철을 타고 산책 삼아 오르내리는 명소다. 단풍 명산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제법 울긋불긋 단풍이 든다. 중앙선 전철 운길산역이 들어서면서 무엇보다 교통이 편리해 주말 산행지로도 인기가 높다.

그다지 이름이 높은 산은 아니지만 가을 단풍시즌 주말에는 전철이 꽉 찰 정도로 등산객들이 몰려든다. 대부분 송촌리 쪽에서 시작해 수종사와 산신각을 지나서 정상에 오르는 코스를 택한다. 산행은 왕복 4시간 정도. 운길산을 찾는 즐거움 중의 하나가 산 중턱에서 한강을 굽어보는 절집 수종사의 다실에서 맛보는 따스한 한 잔의 차. 가을볕이 쏟아지는 통창문 밖으로 강줄기를 내다보며 찻잔을 기울이는 맛이 각별하기 이를 데 없다.

◇ 가평 8경(景) 명지산

경기 가평의 명지산 단풍은 수도권에 있어서 오히려 그 가치가 가려진 감이 없지 않다. 전국 단위의 단풍 명소라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진 않지만, 서울 근교 산 중에서는 단연 첫손에 꼽을 만하다. 산이 많은 가평에서 ‘8경’의 하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명지산의 단풍은 노란색이 특히 강렬하다.

명지산 정상은 해발 1267m에 달해 단풍 소식이 이르고, 단풍이 머무는 시간도 긴 편이다. 해발고도가 높고 일교차가 큰 만큼 이곳의 단풍은 기상청 예보보다 이르다. 이번 주말이면 산정 부근은 울긋불긋한 단풍을 만날 수 있을 듯하다. 명지산 종주 산행의 들머리와 날머리는 익근리와 상판리다. 양쪽 어디에서 출발하든 상관없다. 종주산행의 총거리는 14㎞ 남짓. 휴식 시간을 포함한다면 7∼8시간쯤 걸리는만큼 이른 아침에 출발하는 것이 좋다. 박경일 기자 par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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