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판매중단] "연말 특수는 애플·구글 차지"..국내 제조사들도 "기회다"

전준범 기자 2016. 10. 1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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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1일 대(大)화면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노트7’의 판매·교환 업무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국내외 모바일 업계에서는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의 하반기 전략 제품이 사라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제공

특히 애플·구글·LG전자 등 갤럭시노트7과 같은 수요층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했던 플래그십(기업의 기술력을 집약한 제품)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는 연말 쇼핑 시즌을 기대하며 조용히 미소 짓고 있다. 보급형 스마트폰에 주력하는 제조사들도 시장 확대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 “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 라이벌 애플...4분기 7000만대 이상 판다"

애플은 이번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이슈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기업이다.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는 전 세계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와 오랜 시간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왔다. 게다가 애플은 고가폰 사용자가 많은 미국의 기업이기도 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9월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이폰7’을 소개하고 있다. / 박성우 기자

실제로 이날 애플 최신작 ‘아이폰7’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 즉각 반영됐다.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1.74% 오른 116.05달러에 장을 마쳤다. 애플의 주가는 한때 116.72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알레로 지노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논란으로 지난 3분기(7~9월) 아이폰 판매량은 1400만~1500만대 정도 더 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당초 예상 판매량보다 7% 더 증가한 수치다.

애플은 올해 3월 출시한 ‘아이폰SE’가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바람에 ‘고난의 상반기’를 보내야 했다. 애플은 올해 2분기(애플 회계연도 기준 3분기) 423억6000만달러의 매출액과 78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아이폰 판매량은 404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14.6%, 순이익은 27% 감소한 것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8월 1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무대에 올라 ‘갤럭시노트7’을 소개하고 있다. / 전준범 기자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은 이 회사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 판매량 감소였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748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판매량은 5120만대로 2000만대 이상 감소했다. 여기서 1080만대 더 줄어 2분기 판매량은 4040만대를 기록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아이폰7을 출시한 애플 입장에서는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사태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아이폰7에 대한 시장의 초기 반응이 전작(前作) 아이폰6s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았던 터라 기대감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아밋 다리아나니 RBC캐피털마켓 연구원은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7900만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밍치궈 KGI증권 연구원도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을 7000만~7500만대로 예상했다.

구글이 10월 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픽셀’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 블룸버그 제공

◆ “픽셀 선보인 구글도 삼성 점유율 빼앗을 경쟁자”

블룸버그 통신은 얼마 전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보인 구글에 주목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앞으로 수많은 프리미엄폰 소비자들이 갤럭시노트7을 대신할 제품을 찾을 것”이라며 “아이폰7이 대표적인 대체재이지만, 구글 스마트폰 ‘픽셀’의 상승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구글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고 자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픽셀’과 ‘픽셀XL’을 공개한 바 있다. 픽셀 시리즈에는 안드로이드 7.1 운영체제(OS)와 4기가바이트(GB) 램, 퀄컴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 등이 탑재됐다. 구글의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도 장착됐다.

LG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20’ / LG전자 제공

32GB 모델 기준으로 픽셀의 가격은 649달러(약 72만4000원), 픽셀XL의 가격은 769달러(약 85만8000원)이다. 구글은 그간 애플과 삼성전자가 장악해온 고가폰 시장 수요층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도를 픽셀 시리즈 가격에 투영한 셈이다.

당시 행사를 지켜본 모바일 업계 전문가들은 “안드로이드 OS를 만드는 구글이 스마트폰을 직접 만들기로 한 것이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피해가 예상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픽셀의 등장 자체가 위협일 수 있는데, 이번에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사태까지 터진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많은 소비자들이 연말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에 휴대폰을 바꾼다”며 “구글 픽셀폰은 안드로이드 OS 사용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과 TG앤컴퍼니가 10월 12일 출시하는 자체 기획 스마트폰 ‘루나S’ / SK텔레콤 제공

영국 애틀란틱 에퀴티즈의 제임스 코드웰 연구원도 “이번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이슈로 인해 픽셀의 경쟁자가 확 줄게 됐다”고 말했다. AP통신은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에게 “삼성전자의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거나 애플 아이폰 또는 구글 픽셀로 갈아타는 방법이 있다”고 전했다.

◆ 기대감에 주가 오르는 LG전자…팬택 등도 기회 노려

국내 모바일 업계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최근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20’을 선보인 LG전자뿐 아니라 팬택·TG앤컴퍼니(SK텔레콤) 등 보급폰을 만드는 업체들도 내심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 휴대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해왔다.

팬택 ‘스카이 IM-100’과 전용 액세서리 ‘스톤’ / 전준범 기자

LG전자(066570)는 지난 9월 29일 V20를 정식 출시했다. 출고가는 89만9800원이다. LG전자는 V20의 장점으로 뛰어난 오디오 기능을 꼽는다. 이 제품에는 음질을 결정하는 디지털-아날로그 신호 변환기인 ‘댁(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이 총 4개 탑재돼 있다.

LG전자 주가는 11일 오전 9시45분 현재 전일 대비 2.16% 오른 5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전자 주가는 해외에서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소식이 잇따라 전해진 10일에도 전일 대비 5.17% 오른 5만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판매 중단 이슈는 경쟁 모델인 LG전자 V20에 시장점유율 반등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배터리 안전 문제가 부각됐다”며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LG전자 스마트폰의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을 선언한 다음날(12일) 출시되는 ‘루나S’도 제품 판매와 관련된 기대감이 한층 커졌다. 루나S는 지난해 ‘설현 신드롬’을 일으킨 SK텔레콤·TG앤컴퍼니의 자체 기획 스마트폰 루나의 차기 모델이다. 출고가는 56만8700원이다.

중가 제품으로 출시된 전작과 달리 루나S는 프리미엄 수요층을 겨냥한다. 갤럭시노트7의 잠재 수요층도 루나S의 타깃 고객군에 포함되는 셈이다. SK텔레콤(017670)은 루나S의 외관에 풀메탈 디자인을 적용하고, 내부에는 고사양 부품들을 장착했다. 기기 색상은 골드, 실버, 핑크골드, 프로즌블루 등 총 4가지다.

지난 6월 30일 보급형 스마트폰 ‘스카이 IM-100(아임백)’을 출시하며 1년 7개월 만에 국내 시장에 복귀한 팬택도 갤럭시노트7 출시 이후 급감한 판매량 회복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하루 평균 3000대 수준을 유지하던 스카이 IM-100의 판매량은 갤럭시노트7 출시와 동시에 3분의 1 토막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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