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제주 바다 '쑥대밭'.."함께 힘 모읍시다"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이걸 어떻게 치워야 할지, 또 언제까지 치울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네요."
10일 오전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 일대 바닷가는 제18호 태풍 '차바(Chaba)'가 몰고 온 해양쓰레기로 말 그대로 쑥대밭이었다.
바닷물과 토사, 나무 부스러기가 뒤섞이면서 이 일대 바닷가는 온통 발이 푹푹 빠지는 진흙투성이었다. 곳곳에는 사람 몸통 만한 통나무들이 걸려 있기도 했다. 냉장고와 의자, 스티로폼 등 생활쓰레기들도 널려 있었다.
태풍의 강풍과 폭우가 만조 시간과 겹치면서 온갖 해양쓰레기가 바닷가로 밀려든 것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이번 태풍 이후 제주도내 항·포구와 해안변 일대에는 무려 500여 톤의 해양쓰레기가 쌓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번 해양쓰레기는 규모가 커 해안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2차 오염으로 이어질 경우 인근 마을어장의 생산성 저하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10일부터 15일까지 행정시, 읍·면·동을 비롯한 유관기관·단체, 바다환경단체 등과 함께 '범도민 바닷가 대청결 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첫 날인 이날 현장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사단법인 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 사단법인 제주도바다환경보전협의회, 제주중앙적십자봉사회 등 봉사자들과 해병대 9여단 등 민·관·군 300여 명이 대대적인 정화작업을 펼치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해양쓰레기 앞에 한 목소리로 지역사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제주중앙적십자봉사회 소속 한인수씨(74)는 "혼자 이 많은 걸 치우려고 하면 얼마나 힘들겠나. 함께 같이 하니까 이렇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제주도민이면 다 같은 마음 아니겠나. 남은 기간 동안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양택(68) 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 회장은 "지금 굉장히 많은 쓰레기가 바닷가에 쌓여 있다. 그렇다고 평지가 아닌 곳에 장비를 들일 수도 없다. 대부분 수작업으로 걷어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이야 말로 제주도민의 힘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해병대 9여단 신승환(22) 상병은 "생각 보다 상황이 심각해서 놀랐다. 지금 인력 정도로는 10월 말까지 계속 수거작업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꾸준히 정화활동을 전개해 하루 빨리 제주바다가 깨끗해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태풍이 몰고 온 해양쓰레기는 청정제주를 위협하는 우리 모두의 적"이라며, "이번 '범도민 바닷가 대청결 운동'을 통해 해양쓰레기가 전량 수거·처리될 수 있도록 제주도민과 각 기관·단체가 적극적인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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