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늘어나는 5대 금융그룹 배당금..괜찮은걸까?

이상현 2016. 10. 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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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책에 부응 차원 .."부실채권 대비 소홀해질까" 우려

 

정부가 기업에게 “배당금을 늘려라”고 주문하면서 최근 3년간 5대 금융그룹의 배당금이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을 뜻하는 배당성향도 대폭 상승해 당기순익이 감소했는데도 배당금은 오히려 늘어나는 경우도 발생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농협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지난해 배당금은 총 1조75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의 9821억원에 비해 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회사별로 보면 KB금융지주의 배당금은 2013년 1932억원에서 2014년 3014억원, 2015년 3786억원으로 급증했다. 배당성향 역시 2013년 15.2%에서 지난해에는 22.3%로 7.1%포인트 뛰었다.

매년 당기순익 1위를 차지해온 신한금융지주는 배당금에서도 다른 금융지주를 앞선다. 2013년 4001억원, 2014년 5424억원, 2015년 6655억원으로 매년 1000억원 이상씩 늘어났다.

배당성향은 2013년 21.1%에서 2014년 26.1%, 2015년 28.1%로 상승해 거의 30%에 가까워졌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지난 3년간 배당성향이 12.4%에서 21.2%로 2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배당금은 2013년 1158억원에서 지난해 1924억원으로 800억원 가량 늘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배당금(3366억원)이 전년과 같았으나, 배당성향은 27.7%에서 31.8%로 4.1%포인트 올랐다. 2013년의 경우 당시 우리은행의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는 5377억원의 적자를 낸 탓에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NH농협금융지주는 배당금의 널뛰기가 심했다. 2013년 2730억원(배당성향 84.3%)에서 2014년 425억원(배당성향 5.3%)로 급감했다가 지난해 다시 1800억원(배당성향 87.6%)으로 급증했다. 이는 농협지주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지주 관계자는 “농협지주는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가진 회사로 배당금 전액이 농민 지원을 위해 쓰인다”며 “따라서 그 해의 배당금도 이익의 증감 여부보다 농민 지원을 위해 필요한 금액에 따라 결정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협지주는 농민을 위한 수익센터”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농협지주는 배당금 외에도 경제사업 활성화, 즉 농민 지원을 위해 매해 거액의 명칭사용료를 농협중앙회에 지불하고 있다.

2013년 4535억원, 2014년 3315억원, 2015년 3525억원의 명칭사용료를 지급했으며, 올해 상반기 적자에도 불구하고 명칭사용료는 오히려 늘어났다. 농협지주는 조선, 해운 등의 부실 여파로 상반기 2013억원의 당기손실을 냈으나, 명칭사용료는 전년동기(1763억원) 대비 8.7% 증가한 1917억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기업소득환류세제를 실시하는 등 다방면으로 기업에 배당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기업의 지나친 사내 유보를 견제하고, 배당을 늘려 경기를 활성화시키자는 의도다.

그러나  “은행은 일반 기업과 달리 공적인 성격이 강하므로 배당을 증가시키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존한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국회의원은 “최근 조선업과 해운업에서 대형 부실이 터지고, 건설 등도 미래를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은행은 함부로 배당을 늘리기보다 미래의 부실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크게 상승한 반면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하락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의 올해 상반기 부실채권비율은 1.87%로 전년동기(1.5%) 대비 0.37%포인트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적립비율(부실채권 대비)은 127.5%에서 110.7%로 16.8%포인트 떨어졌다. 은행이 미래의 부실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박 의원은  “사실 KB지주, 신한지주, 하나지주 등은 외국인 주주비율이 높아 배당을 확대해도 국내 경기 활성화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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