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 속으로> 한글의 재탄생 '국어 타이포셔너리'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한글날을 전후해 조금 특별한 수업을 고민하시는
선생님이시라면 이 시간을 좀 특별히 눈 여겨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국어 타이포셔너리 수업인데요, 우리 한글에 의미를
담아 디자인해보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교육 현장 속으로’에서 한백고등학교와 동대부고의
국어 시간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리포트]
한백고등학교의 국어 시간.
학생들의 모둠별 토론이 한창인데요,
아이들은 지금 시의 다양한 표현법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나희덕의 시 <땅끝>을 배운 아이들.
시 속에 나온 하나의 표현법을 선택한 뒤
표현법에 맞는 예시문장을 만들고
다시 한번 해당 표현법의 의미를 담아
그림문자로 나타냅니다.
이같은 수업을
타이포셔너리(typotionary) 수업이라고 하는데요,
타이포셔너리란 문자를 디자인해
생각이나 의도를 담아 표현하는 기법을 의미합니다.
아이들이 이해한 시의 표현법, 들어보실까요?
인터뷰: 추다원 1학년 / 경기 한백고
“저희는 도치를 선택했고요, 도치는 수사법 중 변화법의 일종으로 보통 쓰는 서술의 순서를 뒤집는 거예요.
‘도’는 거울에 비춰서 뒤집힌 모습을 표현했고요, ‘치’ 는 사람이 위에 하의를 입고
밑엔 상의를 입어서 뒤바뀐 모습을 표현했어요. ‘ㅣ’는 야쿠르트 병이 뒤집어진 모습으로 표현했어요.
주로 순서가 뒤집혔다, 뒤바꿨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그림을 그렸어요.”
아이들은 이러한 수업 시간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인터뷰: 김성은 1학년 / 경기 한백고
“국어 같은 주요 과목 시간에 그림을 그려서 수업한다는 것 자체가
수업은 지루하다는 틀을 깨고 수업에 더 집중하게끔 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국어수업에서 공부하는 것 주제가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한편 춘향전을 배운 동대부고 1학년 아이들의 국어 시간.
작품 속 변학도의 생일잔치에서 남긴
이몽룡의 시를 보고 느낀 점을
친구들과 함께 그림 문자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인터뷰: 최재원1학년 / 서울 동대부고
“저는 ‘한’을 양반들의 노는 잔칫상을 표현한 거고 이 친구는 ‘시’에서 백성들의 고통들을 표현한 겁니다.”
“이런 수업을 해보니까 어때요?”
“굉장히 기분이 좋죠. 특히 다음 주면 시험을 보는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이 좋고요,
이런 식으로 하면 저희 같은 경우엔 한시를 했잖아요?
구체적 내용을 생각할 수 있고 추상적 내용도 저희가 직접 그려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이러한 타이포너셔리 수업의 효과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강보미 / 한백고등학교 국어교사
“아무래도 수업이 교사가 대부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내용이잖아요.
교사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다보면 교사는 그 분야의 전문가다 보니까
너무 어려운 표현을 많이 쓰고 아이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표현을 쓰는데
친구들끼리 토론하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주면 한명이라도 이해하는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가 더 쉬운 말로 풀이를 해주고 다 같이 모른다고 해도 이거 아닐까 이거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답을 찾아가는 거죠.”
특히 교과 지식을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서는
또다른 교육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데요,
인터뷰: 조현선 / 동대부고 국어교사
“아이들에게 21세기에 필요한 역량 중에 네 가지 역량이 있어요. ‘4C’라고 하는데,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의사소통을 하고(Communication),
협력해서(Collaboration), 창의적 산출물(Creativity)을 만든다.
그 네 가지 역랑을 기르려면 강의식 수업을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이 수업만 봐도 뭘 그리지 뭔가 문제를 고민하고 상의를 하면서
비판적 사고와 의사소통이 일어났고 콜라보를 하면서 내가 ‘어’ 그릴께,
내가 ‘사’ 그릴께 이런 활동이 됐고 어떤 친구는 자기가 못 그리니까 다른 친구가 도와줬고
그러다보니까 뭔가 의미 있는 산출물이 나왔잖아요.별 거 아니지만
수업 시간에 자꾸 이런 걸 해줘야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해야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오는구나.”
국어 타이포셔너리 수업!
학생들에게 지식의 2차적 활용과
수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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