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한글 새 곳간 '우리말샘'

황성규 논설위원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하여 개인의 재주와 능력을 대가 없이 내놓는 일.’ 사회적 기부 운동으로 펼쳐지고 있는 ‘재능 나눔’의 국민 참여형 온라인 국어사전의 풀이이다. 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통식을 가진 국립국어원의 인터넷 사전 ‘우리말샘’(opendict.korean.go.kr)에 참여자 제안 정보 제1호로 등록됐다. 그렇다고 이 말이 바로 표준어가 된 건 아니다. 전문가의 감수 절차를 남겨 놓고 있다. 앞으로 다른 사용자들이 다시 수정할 수도 있다. 집단 지성으로 함께 만들어 가는 한글판 위키피디아 우리말샘은 100년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깊은 샘처럼 새로운 어휘와 풀이말이 끊임없이 판올림 되면서 언중(言衆)의 갈증을 풀어줄 것이다.
우리말샘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의 50만 어휘에, 새로 구축한 일상어·지역어·전문용어 50만 어휘 등 모두 100만 어휘를 담고 이날 첫 장을 열었다. 1999년 10월 9일 두산동아에서 인쇄·출간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50여만 어휘, 7327쪽에 8년 동안 112억 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자됐다. 하지만 정제된 표준어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게다가 왕따, 쪽방, 홈페이지(누리집) 같은 말이 신조어 후보가 되려면 적어도 3∼4년은 살아 있어야 하고 모든 계층이 거부감 없이 사용해야 한다. 그러니 사전 표제어로 오르려면 그 이상이 걸린다. 사투리나 새 외래어, 일상어, 전문용어, 신어 등 비표준어는 바른 쓰임새와 풀이말을 즉시 확인하기도 어렵다.
그 단점을 우리말샘이 하나하나 보완해 나갈 것이다. 빠른 풀이와 비슷한말·반대말 및 참고 사진 등을 누군가 계속 판올림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류 바로잡기와 새로운 쓰임 및 활용·변화 반영은 물론 속어와 지역어 등재 등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다만, 우리말샘에 표제어로 올랐다고 해서 바로 표준어가 되는 건 아니다. 그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의 혼란도 우려된다. 또, 누군가의 조작·왜곡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리말샘이 경계하고 극복해야 할 점들이다.
국어사전은 모든 언중의 스승이다. 동시에 한글의 곳간이요 도서관이다. 사전이 분명 책이지만 사전을 읽는다고 하지 않고 찾는다거나 본다고 하는 까닭이다. 사용자 참여형 우리말샘이 날마다 진화해 한류 확산의 새 동력이자 새로운 문화 콘텐츠 개발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 문화닷컴 바로가기 | 소설 서유기 | 모바일 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