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전자에 요구한 4가지

장은지 기자 2016. 10. 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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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에 지주회사 전환과 특별 배당을 요구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 자회사 블레이크 캐피털(Blake Capital)과 포터 캐피털(Potter Capital)은 지난 5일 삼성전자에 공개 서한을 보내 자신들의 주장을 전했다. 이들 펀드들은 삼성전자 지분 0.62%, 76만218주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지펀드들이 노리는 것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70조원에 달하는 현금이다. 하지만 겉으론 삼성전자의 지배구조와 주가 저평가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엘리엇이 주문한 주주제안 4가지를 살펴본다.

◇①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 전자 지주사를 삼성물산과 합병

엘리엇이 요구한 지배구조 개편안의 핵심은 지주사 설립이다.

엘리엇 측은 먼저 삼성전자를 상장지주회사(삼성 홀드코)와 별도의 상장 사업회사(삼성 옵코)로 분할할 것을 제안했다. 삼성전자가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방안으로, 자사주는 분할을 통해 일부는 삼성 옵코에 대한 삼성 홀드코의 지분이 되고, 나머지는 삼성 홀드코의 자사주가 되어 다음단계인 공개매수에 활용되도록 한다.

이후 삼성 홀드코가 삼성 옵코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실행, 삼성 옵코 주식과 삼성 홀드코의 자사주를 교환하고 이로 인해 삼성 홀드코의 삼성 옵코에 대한 지분이 증가하도록 한다. 이후 삼성물산과 삼성 홀드코가 공정한 조건으로 합병해 확장된 합병 지주사를 형성하고, 이경우 삼성 홀드코는 삼성 삼성 옵코의 지분 17.0%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엘리엇 측의 논리다.

엘리엇 측은 "위 제안과 같이 삼성전자의 잔여 자사주 가치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더이상 가치를 잠식하지 않도록 최근 단행된 특별 자사주 매입 소각 프로그램 취지에 걸맞게 전량 소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에 제안한 지주회사 시나리오는 그동안 시장과 삼성그룹이 그려온 지배구조 개편의 밑그림과 유사하다. 증권가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약한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처리 등 난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폴 싱어 엘리엇 회장 ©AFP= News1

◇②30조원의 특별현금배당 → 잉여현금 75% 모두 배당해라

엘리엇 측은 삼성전자가 유사한 다른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미흡한 주주환원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삼성전자는 2015년 잉여현금흐름의 약 20% 정도만을 주주에게 환원했는데 이는 주주들에게 환원하기로 약속한 30~50%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엘리엇은 잉여현금흐름의 75%를 환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엘리엇은 배당수익률 15%에 해당하는 주당 24만5000원을 배당으로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015년도 순이익이 19조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엘리엇의 배당요구는 과도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매년 수십조원을 재투자하는 삼성전자의 사업 특성상 과도한 배당은 삼성전자의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

특히 고배당은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먹튀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삼성전자의 전체 지분 중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율은 50%가 넘는다. 30조원의 배당을 실제로 한다면 15조원 이상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넘어간다.

◇③삼성전자 사업회사의 나스닥 상장

해외 증시 상장 부재도 엘리엇의 불만사항이다. 엘리엇 측은 삼성전자를 지주회사로 분할한 뒤 미국 증시인 나스닥에도 상장하라고 요구했다.

엘리엇은 "삼성전자의 핵심사업 규모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해외증시상장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2000억달러임에도, 하루평균 주식거래량의 주가기준은 3억달러 정도"라고 지적했다.

엘리엇은 반도체 분야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과 대만 TSMC 등을 예로들며 이들의 미국 증권시장 상장효과를 비교했다. 엘리엇 측은 "마이크론의 경우 시가총액이 삼성전자의 10%에 미치지 못하지만 절대적 기준에서 삼성전자보다 높은 유동성을 보이고 있으며, TSMC는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해 하루 2억달러 이상의 거래량 증가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엘리엇 측은 "삼성 옵코가 나스닥 상장을 할 경우 현 주가를 기준으로 삼성 옵코가 나스닥 상장 기업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들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나스닥 상장을 통해 주주들에게 상당한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④독립적 이사진 추가

마지막 요구사항은 삼성 홀드코와 삼성 옵코로 회사를 쪼갠 후 독립성이 보장되는 이사들을 추가하라는 것이다. 엘리엇 측은 적절한 국제적 경영이력을 보유하며 독립성이 보장되는 최소 3명의 이사들을 추가하라고 요구했다.

엘리엇은 "사내이사 대비 사외이사 수가 증가해 감독기능과 책무성이 향상될 것"이라며 "이사를 늘려도 창업주 가족이 삼성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위치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과 퀄컴, 마이크론 등 삼성의 글로벌 경쟁사를 예로 들며 이들 회사는 삼성과 달리 다국적 출신으로 다양한 기업배경을 가진 이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장직을 맡고 있으며, 신종균 사장 윤부근 사장 이상훈 사장이 사내이사로 올라있다.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이상훈 사장은 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여기에 사외이사 3명이 추가될 경우 삼성전자 이사진은 총 12명으로 늘어난다. 일각에선 헤지펀드가 요구하는 인물이 이사회 멤버가 될 경우 삼성전자의 주요 M&A 나 투자 등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엘리엇, 삼성전자에 복잡한 지배구조 정리하라 조언 엘리엇 측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 등 복잡한 그룹 지배구조를 정리해야 삼성전자의 기업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엘리엇에 주장하는 삼성전자의 저평가 요인 역시 4가지로 요약된다. Δ불필요하게 복잡한 삼성그룹 구조와 구조개편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 Δ최적화되지 못한 자본관리 및 하위권에 속하는 주주환원 Δ삼성전자 핵심운영사업에 대한 효율적 해외 상장 부재 Δ글로벌 기준에 못미치는 기업경영구조 등 4가지 요인이 결합돼 삼성전자 주식을 저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엘리엇 측은 "삼성그룹 기업구조가 과거로부터 비롯된 자사주 보유와 상호출자 고리로 인해 불필요하게 복잡해 주주가치 저평가에 큰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의 재무재표가 비효율적이며, 과대자본화 등 자본관리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자신들의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맥쿼리와 모건스탠리, 씨티은행 등의 논평을 덧붙였다. 엘리엇이 인용한 JP모건의 논평(6월15일)은 '삼성전자의 미흡한 자본관리로 인해 현재 시가총액의 44%에 육박하는 현금 및 투자자산의 가치가 상당히 평가절하 돼있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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