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TSR, 홋카이도까지 연결하자" 日 수용땐 '남북러 철도' 구상 타격

2016. 10. 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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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남북관계 악화되자 방향 튼 듯.. 성사되면 日∼러∼유럽 루트 구축한국 '유라시아 철도案' 경제성 뚝
[동아일보]
러시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홋카이도(北海道)까지 연결하자고 일본 측에 제안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제안이 실현되면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연결해 ‘동북아 물류 중심 국가’로 자리매김하려는 한국 정부의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도발로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서 한반도 철도 연장 가능성이 낮아지자 러시아가 일본과의 철도 연결로 계획을 틀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연결된 시베리아철도를 연장해 사할린 섬을 거쳐 홋카이도로 연결하는 사업을 일본 측에 제안하고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시베리아철도와 일본 철도망이 연결되려면 사할린 섬과 아시아 대륙 사이에 위치한 타타르 해협(7km), 그리고 사할린 섬과 홋카이도 사이 라페루즈 해협(42km)에 각각 다리 또는 해저터널을 건설해야 한다.

 이 신문은 “제안이 실현될 경우 일본에서 모스크바를 거쳐 유럽을 육로로 잇는 새로운 루트가 구축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물류뿐 아니라 관광 등 인적 교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日, 쿠릴 섬 반환 위해 ‘러와 철도 연결’ 수용 가능성 

러, TSR 연결 제안

일본의 철도와 관련된 일부 기업은 사업성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또 “모스크바 동쪽 800km에 위치한 카잔부터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시베리아철도의 고속화 구상도 부상하고 있다”며 “일본 기업들의 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베리아철도를 일본 열도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총리 시절이던 2011년 12월 기자회견에서 “사할린에서 일본까지 터널 건설을 검토 중”이라며 “시베리아철도를 일본의 화물로 가득 채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철도가 일본으로 연장될 경우 일본에서 유럽으로 가는 물동량의 15∼20%가량을 담당할 것으로 추산한다. 또 7년간 120억∼150억 달러(약 13조2000억∼16조5000억 원)의 공사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시베리아철도 연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러시아 측으로부터 경제 분야에서 여러 제안이 오고 있지만 외교상의 문제이므로 답하지 않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

 하지만 이번엔 실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다.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전부 또는 일부를 돌려받기 위해 일본 정부가 대규모 경제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은 정부가 6000억 엔(약 6조5000억 원) 규모의 경제협력 방안을 제시해 최소 2개 섬 반환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베리아철도가 일본 쪽으로 연장되면 도쿄(東京)에서 모스크바를 거쳐 런던까지 기차를 타고 가게 돼 일본이 유라시아 교통망에 포함된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가 고립되면서 한국이 추진해 온 한반도종단철도-시베리아철도 연계의 경제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주창하며 부산에서 유럽까지 철도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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