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모럴해저드 계약공시..금융당국 '주시'

안재용|김남이 기자|기자 2016. 10. 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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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시작 후 대형 악재 공시..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불공정거래 여부 모니터링 중"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김남이 기자] [장 시작 후 대형 악재 공시...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불공정거래 여부 모니터링 중"]

30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일대비 25.09포인트 하락한 2043.63을 코스닥지수가 8.62포인트 하락한 681.21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원달러 환율은 2.5원 오른 1101.3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한미약품 충격이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급랭,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에 1% 넘게 내려 2040대로 떨어졌다. 2016.9.30/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미약품이 전일(9월29일) 장 마감 후 호재성 공시를 한 뒤, 30일 장 시작 30분 후 대형 악재 공시를 낸 것에 대해 기업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 만큼 집중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한미약품이 연이어 1조원 가량의 신규계약 공시와 기존 계약 취소 공시를 내놓은 것에 대해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미공개정보이용에 따른 불공정거래의 소지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건 발생 당일이라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지 여부를 속단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충분한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므로 주가와 거래량 변동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시를 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 공시 시점이 충분히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한미약품은 이날 장 시작 30분 후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계약이 취소됐다는 공시를 내보냈는데 이미 전날 기술수출 공시로 투자자들이 몰린 이후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에서는 이미 두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차를 두고 공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함께 공시를 하거나 시차를 둬도 장 시작전에 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에서는 특정 투자자들이 주식을 미리 팔 수 있는 시간을 벌어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전일 장 마감 후 한미약품은 글로벌 항암제 1위사인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에 표적항암제 HM95573을 계약금 8000만달러(880억원) 마일스톤 8억3000만달러(9130억원)에 기술 수출했다고 공시했다. 1조원에 가까운 기술수출을 달성했다는 소식에 30일 한미약품 주가는 전일대비 2만9000원(4.68%) 오른 64만9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65만4000원까지 올랐다.

상승세를 보이던 주가는 오전 9시30분쯤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이 내성표적항암신약'올무티닙'(HM61713)의 권리를 한미약품으로 반환하기로 결정했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급락했고, 18.06% 떨어진 50만8000원에 장 마감했다. 이날 최고가 대비 22.3% 낮은 수준이다.

호재성 공시에 장 초반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는 하루 사이 20% 가량의 손실을 본 셈이다. 장 시작부터 계약 취소가 공시된 9시30분까지 거래된 주식만 34만2536주다. 이는 전일 전체 거래량(12만468주) 보다 284% 많은 수준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날 장초반 기관들의 주식 매매 형태를 살펴보고 있다"며 "공시되기 전 일부 투자자에게 계약취소 내용이 전달됐다면 미공개정보 2차수령에 따른 혐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지난해에도 불공정거래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신약 기술수출계약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수천 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로 한미약품 연구원 노모씨(27)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양모씨(30)가 구속 기소했다. 또 해당 정보를 받아 주식투자에 이용한 노씨 대학동기 이모씨(27)를 벌금 7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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