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도이체방크..숏베팅 쌓이고 CDS 프리미엄 ↑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이체방크의 주가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면서 트레이더들이 추가 하락베팅을 쌓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금융정보업체 마킷 통계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유통 주식에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7일 2.4%에서 29일 3.1%로 상승했다. 트레이더들이 주가 하락에 베팅(숏, Short)하며 공매도를 이행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을 빌리고 있다는 얘기다.
숏 비중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4.4%로 급등했던 7월 초에 비해 낮다. 하지만, 지난해 이맘 때의 1% 미만에 보다 훨씬 높다.
사이먼 콜빈 마킷 부사장은 FT에 "도이체방크를 둘러싼 악재가 나올 때마다 사람들이 숏(약세 베팅)으로 내달리는 경향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숏에 매진하는 경우가 슈퍼-하이(super-high)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마킷에 따르면, 유럽에서 다른 8개 은행들의 숏 비중 역시 3%가 넘는다. 크레딧 스위스의 경우 4%가 넘는다.
크레디트-디폴트 스왑(CDS) 시장도 도이체방크 위기에 급격하게 반응했다. 도이체방크의 채권 CDS 프리미엄이 26일 급등했다. CDS는 파산에 대한 일종의 보험적 성격이기 때문에 CDS 프리미엄이 높을 수록 파산할 확률을 높게 본다는 의미다. 29일 도이체방크의 5년짜리 선순위 CDS 프리미엄은 228bp, 같은 만기의 후순위 프리미엄은 459bp로 다소 떨어졌다.
금융정보업체 DTTC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도이체방크 CDS 계약건은 135개로 명목 총금액으로만 보면 8억4300만달러에 달한다. 트레이더들은 FT에 이번주 신규 계약건수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콜빈 마킷 부사장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숏 비중 대부분은 '코코본드에 대한 헤지'를 위한 것이다.
코코본드(우발전환사채)는 발행주체인 은행이 위기에 처해 자본 비율이 일정 기준 이하로 내려가면 주식으로 자동 전환되거나 상각처리되는 채권이다. 발행 은행은 위기가 닥쳤을 때 부채를 자본으로 돌릴 수 있지만 투자자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도이체방크가 자본 확충을 위해 신주 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판단, 주가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 미 법무부가 이달 중순 금융상품의 부정판매 혐의로 도이체방크에 최대 140억달러의 벌금을 부과했고 이후 주가는 30년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도이체방크 주가는 이달에만 17% 급락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도이체방크의 주가(ADR)는 29일 최고 7%까지 떨어졌다. 헤지펀드들이 도이체방크의 금융상품에서 자금을 회수했다는 보도 때문이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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