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파행]출구 막지만 '끙끙'..여당 정치 '멸종의 길'
[경향신문] ㆍ친박 지도부 ‘무한 투쟁’ 반복
ㆍ비박계 ‘출구 전략’ 의견 묵살
ㆍ‘막장 투쟁’ 배경엔 당 주도권
새누리당이 ‘정치 실종’에서 ‘정치 멸종’의 길로 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지도부는 ‘강경 일변도’만 걸으며 대야 투쟁의 고삐를 계속 죄고 있다. ‘여당의 국정감사 보이콧’ ‘여당 대표 단식 농성’ 등 ‘사상 초유’란 수식어 행진을 이어가면서 정치적 해법을 모색할 출구도 찾기 힘든 상황이다. 비박계 중심의 ‘국감 참석’ 여론 등을 지도부와 강경파가 힘으로 누르며 ‘단일 대오’만 외치자 당내에서도 토론이나 협의가 사라진 ‘무한 투쟁 모드’만 반복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국감 보이콧’을 빠져나갈 수 있었던 몇 차례 출구가 있었지만 이를 거부하고 강경책을 고수했다. 20대 국회 첫 국감 시작일인 지난 26일 의총에선 “국감에는 참석하자”는 소수 의견이 나왔으나 강경파의 ‘국회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이란 목소리에 눌렸다. 여기에 이정현 대표가 시작부터 ‘단식 농성’이란 극단적 강수를 두면서 협상 채널이 급격히 사라졌다.
지난 27일 김영우 국방위원장의 “국감은 해야 한다”는 소신 발언 후 비박계를 중심으로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 투쟁은 하되, 국감은 참석하자”는 ‘투 트랙’ 전략이 제기됐지만 지도부는 다시 강경론을 택했다. 안보 위기에서 “국방에는 여야가 없다”고 해온 만큼 ‘국방위는 예외’라는 출구를 찾을 수도 있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대표가 지난 28일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위한 결의대회’에서 ‘깜짝 국감 참석’ 요청을 의원들에게 보냈을 때는 당 지도부 리더십엔 타격이 예상됐지만 대야 협상 가능성은 열릴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 제안을 거부하고, 오히려 ‘의원 동조 단식’ 등 더 격렬한 투쟁 방식을 내놨다. 29일 의총에선 정세균 의장의 최근 방미 때 동행한 부인이 비행기 일등석을 탔다고 폭로하는 등 ‘정세균 고립화’ 전략을 꺼냈다. 정 의장 개인 의혹을 제기하는 식의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가는 것이다. 정 의장은 “허위 사실”이라며 법적 대응키로 했다.
새누리당이 이같이 ‘출구 없는 진격’만 하는 배경은 당 지도부가 친박계 중심이라는 태생적 한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출구 전략이 주로 비박계에서 나오다 보니 계파 주도권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에 수용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 이 대표가 상의 없이 ‘국감 복귀’ 발언을 내놓는 등 지도부 체제 자체가 체계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지금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의총 때도 큰 목소리로 다른 의견을 내지 못하게 한다. (당) 기능이 망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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