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지의 내 인생의 책] (3) 대한민국 금고를 열다 | 오건호
[경향신문] ㆍ정부의 ‘관심사’를 들여다보다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강의실 안보다는 세상 밖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충실한 학생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부의 예산편성과 국회 심의 기간인 9월과 12월은 학교 수업에 집중했다. 한 교수님은 ‘예산을 살펴보면 이 정부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없는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국정 운영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예산을 들여다보는 눈이 있다면 우리 정부의 향방을 알 수 있다는 의미다.
2010년에는 4대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22조원의 막대한 예산이 든다는 것이 이슈였다. 그 돈이 어디서 나오고, 어떻게 편성되는지 궁금했다. 청년 실업이 장기화되자 정부가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는데 왜 달라지는 것이 없을까, 많은 예산을 쓴다는데 평가를 제대로 하는 것일까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의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예산과 기금 등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국정 운영을 맡는 행정부는 예산을 편성하고 국회는 이를 심의한다. 행정부가 한 해의 결산을 평가하고 다음해 예산 편성을 하면 국회는 결산을 검토하고 예산 항목과 금액의 가감을 정한다. 그런 점에서 입법기관이 예산에 대해 잘 모르면 제대로 감시할 수가 없다. 이 책은 저자가 수년간 국회의원 보좌관 경험을 하면서 써내려간 관록의 책이다. 그래서 마치 교과서 같기도 하고, 보고서 같기도 하지만 저자가 국가 재정에 대해 배워가는 그 흐름대로 따라갈 수 있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정부의 예산 편성은 끝났고, 곧 국회의 예산심의 기간이다. 우리 정부의 관심사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보라.
<임경지 |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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