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또 인종갈등..세르비아계, 국경일 주민투표 강행 처리

2016. 9. 26.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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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1992∼1995년 인종 간 내전으로 10만 명이 희생된 보스니아에서 또 인종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1국 2체제로 구성된 보스니아의 한 축인 세르비아계 스르프스카 공화국(RS)이 보스니아 내전을 촉발시킨 날인 1월 9일을 국경일로 정할지를 묻는 주민투표를 25일 강행해 이를 가결시켰기 때문이다.

밀로라도 도디크 RS 대통령은 연방 정부의 위헌 결정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세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측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이날 주민투표를 계획대로 진행했다.

연방 정부는 RS가 국경절로 삼고자 하는 1월 9일이 보스니아의 또 다른 민족 구성원인 이슬람계 보스니아인, 가톨릭계 크로아티아인을 배제하고, 인종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도디크 대통령이 추진한 주민투표에 최근 위헌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도디크 대통령은 투표가 통과된 뒤 지지자들과 축하 행사를 벌이며 "이번 투표로 세르비아인들의 굳건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투표는 세르비아계 이외의 주민의 불참으로 투표율이 55.7%에 그쳤다. 찬성률은 99.81%였다.

보스니아 연방 검찰은 위헌 판결에도 불구하고 강행된 RS의 주민투표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으며, 관계자들을 곧 소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S의 야당 역시 "도디크 대통령은 지방 선거를 1주일 앞두고 부패와 빈곤에 대한 불만을 국가주의로 희석하기 위해 이번 주민투표를 기획했다"고 비난했다.

전체 인구 약 450만 명 가운데 보스니아계가 48%, 세르비아계가 37%, 크로아티아계가 14%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보스니아는 1992년 세르비아계 지도자가 세르비아 정교회 축일인 1월 9일을 세르비아 독립의 날로 선포한 뒤 보스니아계와 크로아티아계를 무차별적으로 학살하며 3년 동안 보스니아를 내전으로 몰고갔다.

보스니아는 이후 내전 종식과 함께 마련된 데이턴협정에 따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FBiH)과 세르비아계 RS 등 1국 2체제로 나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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