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지의 내 인생의 책] (1) 주거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 | 정현백
[경향신문] ㆍ주거권 논쟁과 정치
얼마 전, 한 중년 남성에게서 전화가 왔다. 취업 준비하는 아들이 있는데 서울에 월세가 너무 비싸니 조금이라도 저렴하고 좋은 집을 소개해 줄 수 있는지 물었다. 간단하게 공공임대주택 정책에 관한 내용과 서울에 있는 사회주택, 그나마 월세가 저렴한 지역들을 소개해드리고 끊었다. 그는 말미에 “우리 때는 그냥 부동산이 마냥 오르면 좋았는데, 그것 때문에 지금 우리 자식들이 고생하는 것 같다. 미안하고 고맙다”고 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집을 어떻게 다뤄왔을까. 돈이 되고 더 큰 자산으로 불려줄 집은 많이 지어왔지만, ‘살고 싶은 집’을 만들어온 것 같지는 않다.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만을 위한 부동산의 역사 속에 집이 없는 사람들, 길든 짧든 집을 빌려야만 쓸 수 있는 사람들은 늘 보이지 않았다.
<주거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주거 개혁의 역사와 과정, 그리고 유럽의 다양한 세입자 단체의 오늘을 담았다. 정치적 이슈로서의 주거권 논쟁 역사를 볼 수 있다. 신자유주의가 보편화된 독일과 오스트리아도 여전히 사적 소유를 통제하고 세입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정책이 유지될 수 있었다. 세입자의 주거안정을 목표로 정책이 정치 쟁점화되고 집권 여부가 달라지는 과정 속에 사회는 더 나은 주거 수준을 합의해왔다.
‘경제민주화’ 혹은 ‘사회국가’의 슬로건 속에 주거의 권리로 주택 문제를 각인시켜왔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도 주거 문제를 정치적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 세입자, 임대인, 중개인 사이에서 서로의 필요를 찾아가고 접점을 만들어 가는 것, 그리고 정당과 정부는 현재 가장 약한 세입자 편에 서서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임경지 |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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