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中 더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에 동의했다"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더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도 이 같은 방향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가 지난 3월 채택된 대북제재 2270호 결의안보다 얼마나 더 강도 높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23일 외교부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베이징 특파원들과 만나 “중국이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좀 더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전날 5시간에 걸쳐 중국 외교부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회담 및 만찬을 나누고 이 같은 입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지금까지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했던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 제한이나 중국의 북한 광물 수입 제한 등이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수용될 지 주목된다.
김 본부장은 이날 “한중 양측은 북한이 대가를 치르도록 국제사회가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했다”며 “유엔 안보리 차원의 더 강력한 신규 결의안 도출이 나와야 한다는데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유엔 대북제재 수위가 한층 강력해진다면 어떤 수준의 제재까지 중국이 수용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한국은 북한의 대중 수출에서 40~50%를 차지하는 석탄 수출을 제한하거나, 대북 원유 공급을 줄이는 방식을 원하고 있지만 이 수준의 제재안까지 중국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한 고위 당국자는 “어제 중국 측과 북중 무역은 물론 북한산 석탄 수입 등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새로운 대북제재는 지난 3월 2270호 결의안의 예외 조항을 삭제하는 방향에서도 이뤄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예컨대 2270호에는 북한 군대의 작전 수행 능력 발전에 직접 기여 가능한 모든 품목에 대해 금수를 적용하고 있지만 인도주의나 민생 목적은 예외로 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항공기· 선박 대여 금지나 북한 내 선박 등록 금지, 북한기 사용금지, 북한 선박에 대한 소유· 대여·운용 등의 금지도 민생목적이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과 연관된 북한의 석탄, 철, 철광석 수출 금지나 북한에 대한 항공유(로켓 연료 포함) 판매 금지도 역시 민생목적이거나 WMD와 무관하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같은 예외 조항은 대북제재 실효성을 낮추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산 광물을 수입하는 중국 기업들이 민생 목적이라는 승낙서 양식을 1부만 작성하면 수입 금지 품목이라도 얼마든지 수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예외조항은 자산동결 같은 금융 제재에도 포함돼 있어 이 문제를 풀어야 제재의 실효성이 확대된다는 진단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겉으로는 동의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유엔 안보리 제재 수위를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일지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지난 8월 북중 무역액이 6억282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대비 29.9% 증가한 사례에서 보듯 유엔 제재와는 상관없이 북중 무역은 여전히 활발한 상황이다. 중국 공안이 최근 단둥의 북중 무역 전문업체 홍샹그룹을 조사하고 있지만 이 또한 미국의 압박에 따른 수동적 조사 아니냐는 관측도 들린다.
한편 이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1차 유엔총회 기조 연설에서 “북한이 유엔 안보리와 유엔 자체의 권능을 철저히 조롱하고 있다”며 “안보리는 결의안 2270호를 뛰어넘는 강력하고 포괄적 제재를 통해 빈틈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go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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