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문화재>종로구 숭인동 '동관왕묘', 임진왜란 승리 '관우의 덕'이라 여겨 서울 한복판에 사당

김인구 기자 2016. 9. 21. 11:3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숭인동 238번지 1호에 있는 동관왕묘(東關王廟)는 보물 제142호다. 동관왕묘는 서울 동쪽에 있는 관왕묘라는 뜻이다. 중국 촉한(蜀漢)의 장군인 관우(關羽)의 조각상(사진)을 두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을 말한다. 줄여서 동묘(東廟)라고도 한다.

서울 한복판에 관우의 사당이 있는 이유는 임진왜란(1592) 때 조선과 명나라가 왜군을 물리치게 된 게 관우 장군의 덕을 입었기 때문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명나라 왕이 직접 액자를 써서 보내왔고, 선조 34년(1601) 세워졌다. 공자의 제사를 지내는 사당을 문묘(文廟)라 한다면 관우의 사당은 ‘무묘(武廟)’라 해서 크게 숭배했다.

동관왕묘는 크게 5개의 건물로 이뤄져 있다. 중심건물은 관우상이 있는 정전(正殿)이다. 정면 5칸, 측면 6칸 크기이며 지붕은 조선시대 전통 양식과 달리 정(丁)자와 일(一)자가 합쳐진 공(工)자 모양을 띠고 있다. 중국 절이나 사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다.

관우상은 정전 중앙에 있다. 그 앞쪽 좌우로는 관평(關平)·조루(趙累)·주창(周倉)·왕보(王甫)가 관우상을 호위하듯이 서 있다. 특히 관우상은 황금색의 금동제여서 한눈에도 확 들어온다. 구리 약 2.4t을 들여 만든 높이 2.5m의 대작이다.

정전 좌우에는 위패가 있는 동무와 서무가 들어서 있다. 문묘의 건물 배치와 같다. 동·서무에는 삼국지와 관련한 대형 그림인 ‘삼국지연의도’가 걸려 있었다. 유비·관우·장비가 도원결의하는 모습, 장비가 장판교에서 조조의 대군을 막는 장면 등이 묘사돼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삼국지연의도 5점을 2년간의 보존 처리를 통해 복원, 전시한 바 있다. 그리고 동묘의 출입문인 외삼문과 안쪽의 내삼문으로 구성돼 있다.

관왕묘는 서울의 동서남북에 모두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가장 크고 화려한 동관왕묘만 제 형태를 유지한 채 남아 있다.

그러나 보물급 문화재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관심에선 조금 비껴나 있는 느낌이다. 주변이 골목시장으로 둘러싸여 있어 문화재 보호를 위한 여건도 만만치 않다. 이달 초에는 술에 취한 행인이 동관왕묘 부근에서 시비를 벌이다 화가 난다며 동관왕묘 담장 기와를 뜯어내 깨뜨려 벌금형을 받았다.

동관왕묘를 관리하고 있는 종로구청 측은 “주변이 시장 지역이어서 유동 인구가 많고 복잡하다. 간혹 취객들이 들어와 소란을 피우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에 따른 문화재 훼손을 막기 위해 8명이 2인 1조로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로구청에 따르면 관람료가 무료인 동관왕묘의 평일 하루 입장객은 약 200명이다. 주말엔 500명까지 늘어난다. 내국인보다는 오히려 ‘부의 상징’인 관우상을 보러오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더 많다. 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도 고려해볼 만한 대목이다.

동관왕묘는 청계천변 황학동 풍물시장과 지하철 1호선 동묘역 사이에 있다. 시내 중심가 도로변이고 지하철역에 거의 붙어있다시피 해 지도상으론 위치 파악이 어렵지 않지만 초행이라면 반드시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 자동차를 끌고 갔다간 낭패를 보기 쉽다. 동묘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채 5분도 안 되는 거리지만 길이 좁고 인파로 붐비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차 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기자는 무턱대고 차를 가져갔다가 하마터면 골목시장에 갇힐 뻔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 문화닷컴 바로가기 | 소설 서유기 | 모바일 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