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의 '대선 정치학']반기문, 내년 1월 귀국 뜻..JP "혼신의 힘 다해 돕겠다"
[경향신문] ㆍ미국 방문한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 만나 “국민께 보고 기회 있으면 영광”
ㆍ‘대권 행보’ 본격화 의도…김 전 총리 지원 의사로 양날의 칼 ‘충청 대망론’ 불지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72)이 올해 ‘한가위 정치’의 중심에 섰다. 추석 연휴 기간 미국을 방문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를 만나 대권 행보를 예고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으면서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JP)가 반 총장에게 “혼신의 힘을 다해 돕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충청 대망론’도 불붙었다.
지난 5월 방한 이후 국내 정치와 거리를 뒀던 반 총장이 4개월 만에 향후 행보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반기문 대망론’을 추석 정국의 이슈로 띄운 모양새다.
■“내년 1월 중순 전 귀국”
반 총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정 의장과 새누리당 정진석·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30여분간 면담했다.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말 임기를 마치면 내년 1월 중순 이전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반 총장은 또 “귀국하는 대로 대통령과 국회의장·대법원장 등을 찾아뵙고 총장 10년의 활동을 보고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가 “국민들께 대대적으로 귀국 보고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하자 반 총장은 “그런 기회가 있으면 영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런 언급들을 두고 반 총장이 대권 도전 의사를 굳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5월 방한 당시 “내년 1월1일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 결심하겠다”고 대선 출마를 시사했던 반 총장이 1월부터 대권 행보를 본격화한다는 의미 아니냐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정 원내대표가 세게 (대권 도전을) 권했는데 (반 총장이) 싫지 않은 표정으로 듣고 있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반 총장은 올해 말 임기가 끝나면 곧바로 귀국하지 않고 국내 정치와는 거리를 두는 ‘반반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여권에서 ‘이대반’(이대로 가면 반기문)이라는 말이 퍼지는 상황에서 일찌감치 정면돌파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JP가 불 지핀 ‘충청 대망론’
정 원내대표는 반 총장에게 “내가 비록 힘은 없지만 마지막으로 혼신을 다해 돕겠다”는 김 전 총리 메시지를 구두로 전했다. 김 전 총리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환국하시라”며 “결심한 대로 하시되 이를 악물고 하셔야 한다”고 충고도 했다. 충청권 맹주였던 김 전 총리가 반 총장을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충청 대망론’을 띄운 것이다.
이를 놓고 국내 정치적 기반이 거의 없다시피 한 반 총장에게 김 전 총리로 대표되는 충청표가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 총장이 ‘충청 대망론’을 등에 업고 대권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반 총장은 지난 5월 방한 당시 김 전 총리를 예방하고 “내년에 와서 뵙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전 총리의 지원이 오히려 ‘독’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지역과 이념·세대를 뛰어넘는 통합형 리더십을 구축해온 반 총장이 충청권 지역주자로 갇힐 수 있다는 것이다.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싶다”고 했던, 12년 전 정계를 은퇴한 노정객의 ‘킹메이커’ 자임이 마냥 득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김진우 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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