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의 '대선 정치학']반기문, 내년 1월 귀국 뜻..JP "혼신의 힘 다해 돕겠다"

김진우 기자 2016. 9. 1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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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미국 방문한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 만나 “국민께 보고 기회 있으면 영광”
ㆍ‘대권 행보’ 본격화 의도…김 전 총리 지원 의사로 양날의 칼 ‘충청 대망론’ 불지펴

유엔본부서 기념촬영 미국을 방문 중인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사무총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정 의장, 반 총장,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국회의장실 제공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72)이 올해 ‘한가위 정치’의 중심에 섰다. 추석 연휴 기간 미국을 방문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를 만나 대권 행보를 예고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으면서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JP)가 반 총장에게 “혼신의 힘을 다해 돕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충청 대망론’도 불붙었다.

지난 5월 방한 이후 국내 정치와 거리를 뒀던 반 총장이 4개월 만에 향후 행보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반기문 대망론’을 추석 정국의 이슈로 띄운 모양새다.

■“내년 1월 중순 전 귀국”

반 총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정 의장과 새누리당 정진석·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30여분간 면담했다.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말 임기를 마치면 내년 1월 중순 이전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반 총장은 또 “귀국하는 대로 대통령과 국회의장·대법원장 등을 찾아뵙고 총장 10년의 활동을 보고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가 “국민들께 대대적으로 귀국 보고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하자 반 총장은 “그런 기회가 있으면 영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런 언급들을 두고 반 총장이 대권 도전 의사를 굳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5월 방한 당시 “내년 1월1일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 결심하겠다”고 대선 출마를 시사했던 반 총장이 1월부터 대권 행보를 본격화한다는 의미 아니냐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정 원내대표가 세게 (대권 도전을) 권했는데 (반 총장이) 싫지 않은 표정으로 듣고 있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반 총장은 올해 말 임기가 끝나면 곧바로 귀국하지 않고 국내 정치와는 거리를 두는 ‘반반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여권에서 ‘이대반’(이대로 가면 반기문)이라는 말이 퍼지는 상황에서 일찌감치 정면돌파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

■JP가 불 지핀 ‘충청 대망론’

정 원내대표는 반 총장에게 “내가 비록 힘은 없지만 마지막으로 혼신을 다해 돕겠다”는 김 전 총리 메시지를 구두로 전했다. 김 전 총리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환국하시라”며 “결심한 대로 하시되 이를 악물고 하셔야 한다”고 충고도 했다. 충청권 맹주였던 김 전 총리가 반 총장을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충청 대망론’을 띄운 것이다.

이를 놓고 국내 정치적 기반이 거의 없다시피 한 반 총장에게 김 전 총리로 대표되는 충청표가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 총장이 ‘충청 대망론’을 등에 업고 대권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반 총장은 지난 5월 방한 당시 김 전 총리를 예방하고 “내년에 와서 뵙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전 총리의 지원이 오히려 ‘독’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지역과 이념·세대를 뛰어넘는 통합형 리더십을 구축해온 반 총장이 충청권 지역주자로 갇힐 수 있다는 것이다.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싶다”고 했던, 12년 전 정계를 은퇴한 노정객의 ‘킹메이커’ 자임이 마냥 득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김진우 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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