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과일만 올린 차례상에 온가족 외식까지..달라진 추석 풍경

김현아 기자 2016. 9. 1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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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에 대한 예는 갖추되 일과 비용 부담을 줄이자".. SNS 추석상 후기 눈길

[머니투데이 김현아 기자] ["조상에 대한 예는 갖추되 일과 비용 부담을 줄이자"… SNS 추석상 후기 눈길]

떡과 녹차, 과일 등을 올린 간소화된 추석 차례상. /사진=장희창 동의대 교수 페이스북

추석 명절 풍경이 바뀌고 있다. 추석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을 줄이거나 남녀를 가리지 않고 역할을 나눠 함께 집안일을 챙기는 가정 이야기가 해가 갈수록 다양화되는 것. 16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달라진 명절 풍경을 보여주는 누리꾼들의 '추석 차례상 후기'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과일, 고기 산적, 삼색전과 나물무침, 탕국, 송편 등등 추석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의 종류만 수 십 가지. 그만큼 음식을 장만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든다. 비용 또한 부담스럽다. 차례상을 간소화하면 이러한 부담은 줄어든다.

장희창 동의대 교수가 올린 차례상에는 오직 사과, 배, 멜론 등의 과일과 찰떡, 녹차 등만 올라있다. '정석'을 따르지 않았지만 조상에 대한 예를 최대한 갖추면서 부담을 크게 줄인 차례상이다.

장 교수의 차례상에서 눈에 띄는 게 있다. 녹차다. 설과 추석에 지내는 '차례'(茶禮)의 '차'는 마시는 차를 말한다. 풀어쓰면 '차를 올리는 예절'이다. 조선 초기에만 해도 제사 때 차를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가족과 상의해 다음 명절부터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 가짓수를 줄이거나 아예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올 추석 차례상이 유난히 무거워 차례를 마친 후 어머님과 상의했답니다. 옛날 차례는 차와 과일만으로 지냈다고 해요. '과일 3, 떡 1, 전 1 요렇게만 하면 어떨까요' 했더니 '나물도 필요하지' 하셨답니다. 다음 차례상 과일 3, 떡 1, 전 1, 나물 1, 결정"(트위터 @t1000***)

"식구들 회의 결과 올해를 끝으로 차례상 안 차리기로 결정. 제사상만 차리기로. 이중으로 차릴 필요 있냐는 의견"(페이스북 ‘썬**’)

나물, 동태전, 송편 등 추석 차례상에 올리는 '기본 메뉴' 대신 돼지보쌈, 케이크, 파인애플 등 '살아있는' 사람의 취향에 맞춘 이색음식을 올리기도 한다.

"우리집 올해 차례상에 케이크 놓았음. 송편 해봤자 식구들 잘 먹지도 않고 한다고. 그리고 케이크 인기폭발"(@_goppu*****), "이번 추석 차례상은 식구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구성했다. 잡채, 샐러드, 돼지 보쌈 수육, 소갈비구이, 전, 과일, 약과, 커피. 음식장만도 부담 없었고 차례 마친 후 식사도 즐거웠다"(@oliv*****) 등 오히려 더 명절이 더 즐거워졌다는 후기들을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음식 장만과 집안일은 오직 여성의 몫이었다. 특히 집안 어르신을 비롯해 일가친척이 모이는 명절에는 여성과 남성의 역할이 뚜렷이 구분됐다.

"울 엄마 차례상 물리자마자 추어탕 끓이고 있다. 지옥 같은 가사노동. 남자들아, 제발 니 밥은 니들이 해먹어라. 차라리 집에 메뉴판 만들었음 좋겠다. 돈이라도 내고 먹어라" (페이스북 차*)

한 누리꾼이 페이스북에 적은 하소연이다. 여성들은 음식을 차리고 치우느라 바쁜데 남성들은 차려주는 밥만 먹고 집안일은 거들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또한 달라지고 있다. 남과 여를 가리지 않고 온 가족이 함께 가사 일을 나누거나 집안일을 줄이기 위해 외식을 선택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트위터에는 "처음으로 온 집안 식구가 점심을 뷔페에서 해결했고 식사하는 동안 막내 작은 아버지와 왜 여자들만 음식 준비를 해야하는 지에 대한 공개토론을 함"(@dosha**********), "우리집은 설날과 추석 두 번의 명절에는 한 가지 정도 먹고 싶은 명절음식을 소량하고 가족들이 모이는 날에는 모두 함께 외식을 하는 풍습이 있다"(@chi****), "우리집 추석 보내는 거 맘에 든다. 딱 하루만 가족 다 모여서 힘들게 음식 안 하고 외식해서 깔끔하다"(@egg_****) 등의 글이 올라왔다.

김현아 기자 jvdit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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