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치 총리, 독재자 피노체트와 동급"..伊야당 중진 발언 논란

2016. 9. 1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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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체트 국적 베네수엘라로 오기 빈축..여당 "목숨걸고 독재 저항한 칠레 민중 모독"

피노체트 국적 베네수엘라로 오기 빈축…여당 "목숨걸고 독재 저항한 칠레 민중 모독"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의 헌법 개정 국민투표가 2개월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투표 찬성 진영과 반대 진영의 공방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의 차기 지도자가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를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에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포퓰리즘 성향의 제1야당 오성운동의 차기 대표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루이지 디 마이오 하원 부대표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렌치 총리는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스스로에 대한 신임 투표로 변모시켰다. 그는 칠레의 피노체트 시절처럼 오만하게 공직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것이 어떻게 끝날지 우리는 알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디 마이오 부대표는 당초 피노체트의 국적을 베네수엘라로 적었다가 잠시 후 이를 칠레로 바로잡았다.

렌치 총리는 상원을 대폭 축소해 이탈리아 정치 비효율을 바로잡기 위한 헌법 개정 국민투표가 부결될 경우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하며 국민투표 통과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디 마이오 부대표가 1973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독재자 피노체트에 렌치 총리를 견주자 렌치 총리가 속한 민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의 하원 원내 총무인 에토레 로자토 의원은 "디 마이오의 비유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칠레 민중을 모욕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칠레에서는 피노체트의 철권 통치 기간인 27년 간 약 3천명이 정치적 탄압으로 목숨을 잃었고, 많은 사람들이 고문을 당하거나 정치적 망명을 하는 등 인권이 크게 후퇴했다.

몇몇 사람은 피노체트의 국적을 베네수엘라로 착각한 디 마이오의 무지를 꼬집기도 했다. 우파 진영의 정치인 마시모 코르사로는 "디 마이오는 이메일로 역사를 읽었지만 이해하지 못했다"고 조롱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최근 디 마이오가 로마시 환경국장 파올라 무라로가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른 사실을 미리 알았느냐를 둘러싸고 거짓말 논란에 휘말린 사건에 빗댄 것이다.

무라로 국장이 수사 선상에 오른 것을 알지 못했다고 계속 부인하던 디 마이오 의원은 오성운동의 동료 의원으로부터 무라로 국장이 수사받고 있다는 내용을 언급한 이메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이메일을 읽긴 했으나 그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해 빈축을 산 바 있다.

한편, 14일 이탈리아 정계에서는 주 이탈리아 미국 대사가 이탈리아 헌법개정 국민투표가 부결될 경우 정치 불안 때문에 외국인 투자가 후퇴할 것이라는 발언에 대한 반발도 이어졌다.

렌치 총리의 민주당 내 라이벌인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의원은 "묵과할 수 없는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했고,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도 "한 나라의 주권은 유권자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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