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추석의 법칙' 이번 대선에도 적용되나?

이도형 2016. 9. 1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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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추석연휴가 끝나면 대한민국의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정확히 1년 3개월 앞으로 다가온다. 여의도 정치권이 이번 추석연휴를 전후로 일제히 대선모드로 전환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추석연휴가 정치권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최근 2번의 대선에서 ‘1년 전 추석’을 거치면서 대권후보군이 정리되고 초기구도가 정착되어왔다. 이 구도가 대선레이스의 판도를 결정지었다. 이번 추석 연휴를 전후해 19대 대선레이스의 초기 판도가 결정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온다. 과연 내년 대선의 초기판도는 어떻게 정리될까.

◆ ‘2006 이명박·박근혜’, ‘2012 박근혜·문재인·안철수’…2016년에는?

2006년 추석연휴 전 한나라당은 ‘BIG3’라고 불리는 3명의 대선후보군을 보유하고 있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그들이었다.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내 대선후보들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은 이 셋 중 한 명이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졌다. 한나라당의 경선구도가 ‘BIG3’에서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간 ‘양강’구도로 고착화되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2006년 추석연휴였다.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를 이기는 결과가 추석연휴를 지나면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다. 자연히 두 사람간 경쟁에 여론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한나라당 경선은 흥행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이 전 시장이 치열한 경선을 거치면서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됐다. “사실상 대선은 두 사람간 경선”이라는 분석도 그때 나왔다. 


정확히 5년 뒤인 2011년 추석연휴는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의 ‘대세론’에 결정적인 금이 가던 시점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로 촉발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비정치인이었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출마를 결심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다. 안 원장은 박원순 변호사와의 상의끝에 박 변호사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다. 이후 안풍(安風)으로 대표되는 안철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추석연휴 전인 9월 6일 한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은 박 의원과의 양자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4년 동안 차기대선 설문조사에서 2위 후보들을 넉넉히 따돌려왔던 박 의원이 처음으로 패배하던 순간이었다. 그 뒤를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따라왔다. 이 세 사람은 그 뒤부터 2012년 말 18대 대선까지 치열한 대선레이스를 벌였다. 18대 대선의 구도가 1년 전 추석연휴를 거치면서 정리가 됐다.

◆개헌·제3지대 등 변수 많아…“아직 안개가 안걷혔다”

최근 있었던 두 번의 대선 모두 ‘1년 전 추석’을 통해 대권구도의 초반판세가 정리됐다. 명절연휴를 통해 전국의 여론이 섞이고 이것이 고착화되는 흐름이 두 번 연속 나타났다. 이번에는 어떨까. 최근 여론조사의 흐름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간의 ‘양강’ 구도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13일 공개한 여론조사 (휴대전화임의걸기, 1254명 대상, 10∼12일 실시, 95%신뢰수준 ±2.8%포인트, 응답률 6.6%.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반 총장은 22.0%를, 문 전 대표는 20.7%를 차지했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 8.1%,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7.8%, 오세훈 전 서울시장 5.0%,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4.6%,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 4.5%,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3.5% 순이었다. 여권에서는 반 총장을, 야권에서는 문 전 대표를 위협할만한 ‘다크호스’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과거의 흐름이 맞다면 ‘양강’구도가 내년 대선때까지 계속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서치뷰 여론조사에서 무응답층은 23.7%였다. 오차범위이긴 하지만 반 총장의 지지율보다 높은 수치다. 국민 4명 중 한 명이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 무응답층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양강’구도는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들어 정의화 전 국회의장,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등 ‘제 3지대’를 주창하는 인사들이 생겨나면서 정치권 내부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정치권 내에서 개헌 논의가 부쩍 잦아지는 것도 하나의 변수다. 정치권의 대표적인 원로인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의 개헌 논의가 어떻게든 종지부를 찍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역으로 말하면, 개헌 논의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현재의 대선구도가 정반대로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이다. 차기 대통령 임기를 국회의원 선거와 맞추어 줄이자는 주장도 생겨나고 있다. 2006년 당시 명확했던 한나라당 내 경쟁구도나, 2011년 당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간 ‘3자구도’ 고착과는 다른 현상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변화될 공산이 크다. 결국 개헌 논의나 제 3지대 구상 등 현 정치권 내의 상황정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현재의 구도가 바뀔 수도, 고착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아직 대선 전의 짙게 깔린 안개가 걷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14일 통화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이 만들어질 수도 있어서 이번에는 조금 변수가 있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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