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쥬씨 레시피 입수..과일 대신 설탕 듬뿍
【 앵커멘트 】
올여름에는 저렴한 가격의 생과일주스 전문점이 잇따라 생기면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어떻게 저렇게 싼 가격으로 주스를 만드는지 궁금했는데, MBN 취재팀이 단독으로 과일 주스 제조 레시피를 입수했습니다.
과일 대신 설탕을 듬뿍 넣었습니다.
이혁준, 윤지원 기자가 연속 보도합니다.
【 기자 】
올여름 가게마다 수십 명이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생과일주스 전문점입니다.
XL 사이즈인 850mL 분량의 딸기 주스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들여다봤습니다.
물을 붓고 쥬씨믹스라고 부르는 가루를 2번 넣습니다.
조그마한 냉동 딸기 8알가량을 넣고 믹서기에 돌린 뒤 얼음을 한가득 넣고 다시 믹서기에 갈며 물로 양을 맞춥니다.
주스에 들어간 쥬씨믹스의 양은 60g으로, 대부분 설탕 성분입니다.
▶ 인터뷰 : 윤석제 / 쥬씨 대표
- "설탕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몸에 흡수를 많이 줄인 제품이라는 걸 홍보하고 있습니다. 설탕이 안 들어갈 수는 없어요."
쥬씨 측은 최근 당 섭취를 줄일 수 있는 감미료를 넣은 쥬씨믹스를 내놓았는데, 이 역시 설탕 비율이 98.8%에 달합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쥬씨는 M 사이즈에는 설탕 30g, XL 사이즈에는 설탕 60g를 넣습니다. 5g들이 스틱형 설탕이 M 사이즈에는 6개, XL 사이즈에는 무려 12개나 들어가는 겁니다."
키위주스와 자몽 주스, 초콜릿 바나나주스에는 설탕뿐만 아니라 추가로 시럽이 들어갑니다.
▶ 인터뷰(☎) : 쥬씨 아르바이트생 (음성변조)
- "초코바나나에는 초코시럽 소스가 들어가죠. 키위주스는 연두색이 나는 키위씨가 있는 시럽을 좀 넣어요."
쥬씨는 저렴한 가격에 과일 주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만 강조합니다.
▶ 인터뷰 : 윤석제 / 쥬씨 대표
- "이런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데 항상 앞장서고 있어요."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쥬씨의 주스를 마시는 소비자들은 생과일 주스라는 말을 믿었지만, 실체는 설탕 덩어리였습니다. 규제할 방법은 없을까요? 윤지원 기자."
▶ 스탠딩 : 윤지원 / 기자
- "제가 건네받은 건 쥬씨의 청포도 주스입니다. M 사이즈인 이 주스에는 이렇게 청포도 두 주먹과 설탕 30g이 들어가고 나머지는 물과 얼음입니다. 그렇다면, 생과일 100%로 만든 주스에는 과일이 어느 정도 들어갈까요. 직접 만들어보겠습니다."
실제 청포도만 사용해 주스를 만들어봤더니, 쥬씨의 청포도 주스보다 과일의 양이 4배 가까이 더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강을 생각해 과일 주스를 선택한 소비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 이정훈 / 경기 용인시
- "신선하고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아서 먹었는데요. 가격 싼 것만 알려주고 대충 판매하는 게 아닌가, 잘 이용할 것 같지 않아요."
설탕 과다 섭취는 주의력 결핍과 비만을 불러오는 것은 물론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강재헌 /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 "당류 섭취를 제한하지 않으면 기존 질환이 악화하거나 위험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생과일 주스라고 소비자를 기만해도 단속할 근거가 없다는 점입니다.
'천연' 또는 '생과일 100%'에 대한 기준만 있을 뿐, '생과일' 용어 사용은 규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태민 / 식품 전문 변호사
- "현행 가맹점 사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보공개서에서 어떤 원재료를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특정 기업의 노하우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공개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엉터리 생과일 주스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MBN 뉴스 윤지원입니다.
영상취재: 배완호 기자, 라웅비 기자,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이승진
취재보조: 신수민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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