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진은 살아남았다, 다음 지진도 무사할까?

차현아 기자 2016. 9. 1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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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원전 밀집지역 경주… 시민단체들 “정부 발표 믿을 수 있나, 노후 원전 폐기하고 신규건설 중단해야”

[미디어오늘 차현아 기자]

“이번엔 사고가 안 났고 안전하다는 게 정부의 발표다. 여러분은 이 말을 믿을 수 있나. 사고가 당장 일어나지 않았어도 앞으로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후쿠시마와 체르노빌의 교훈이다. 핵발전소는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다음에도 우리는 또 운이 좋을 수 있을지 누구도 알 수 없다.”

경주에 국내 최대 규모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핵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에 안전성 검증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지진으로 한반도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된 만큼 제2의 후쿠시마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노후 핵발전소는 폐쇄하고 신규 건설은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83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은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핵 발전소 폐쇄와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가동 중인 핵발전소를 순차적으로 중단하고 지진대비 평가 및 안전점검을 공개적으로 실시할 것 △핵발전소 밀집지역의 활성단층 종합 조사 및 지진재해 분석 실시할 것 △안전성 미비에도 수명연장 가동 중인 경주 월성1호기를 폐쇄할 것 △지진 발생 위험 지역에 10개를 밀집해서 짓는 신고리5,6호기의 건설을 전면 중단할 것 등을 촉구했다.

▲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은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KT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차현아 기자.
이들 환경·탈핵단체들은 지난 12일 국내 관측이래 가장 강력한 지진이 핵발전소 밀집 지역 근처인 경주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진 발생 지역이 월성핵발전소에서 불과 27km 떨어진 곳이고 주변에는 고리핵발전소와 울진핵발전소 등도 위치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활성단층이 집중돼 지진발생 위험이 큰데 아직 활성단층 조사가 부족하고 내진설계도 부족해 현재 가동 중인 핵발전소도 위험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실제 국내 대부분의 핵발전소가 0.2g(리히터 규모 6.5)에 설계돼 있어 어제보다 더 강한 지진이 온다면 대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양원영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해당 지역에 활성단층이 60여개 존재하는데 신고리 5, 6호 건설 테스트 때는 미국 기준을 반영해 그 지역에는 두 개만 존재한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지난 7월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 때도 월성 원전2호기가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도 조사 중이라고만 하고 조사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재가동에 들어갔다. 월성 원전 공개 검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장다울 그린피스 캠페이너도 “779년에 한반도에서 가장 큰 지진이 일어났었는데 이번에 지진 일어났던 바로 경주 지역이었다. 지진은 아무데서나 발생하지 않고 발생했던 곳에서 다시 발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무려 8기의 원전이 위치한 고리 원전은 이미 세계 189개 원전단지 중 세계 최다 밀집 원전이고, 월성 원전 30km 근방에는 130만명이 산다. 후쿠시마 사태와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것 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12일 경주 지진 발생 때 정부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 때문에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폭염 때는 시시각각 국민들에게 발송되던 경고문자가 이번 지진 발생 때는 울산 등 원전 근처에 거주하는 국민들에게 제대로 발송도 안 됐다는 증언이 이어지면서다. 

▲ 사진=차현아 기자.
박기홍 청년초록네트워크 대표는 “정부가 지진 발생사실과 어떻게 국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을지 알리겠다고 했던 시간은 50초내다. 이번엔 실제로 지진 발생을 알린 것은 9분이 지나서였다”며 “대한민국 핵발전소가 동해안 남쪽 지역에 몰려있는 상황인데, 만약 사고가 나면 동남부 지역 500만명의 주민들이 어떻게 대피해야할지 정부에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하루빨리 탈핵으로 갈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 후쿠시마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최경숙 차일드세이브 대표 역시 “세월호 사건을 겪고 나서도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사회에 절망했다”며 “SNS에는 어제 학교 건물이 흔들렸는데 학교에서 자율학습하라고 했다는 글이 올라온다. 학교는 내진 설계가 제대로 돼있지 않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담벼락에 금이 간 학교도 정상등교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엄마들이 왜 불안해하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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