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백남기씨 사건 때 살수차에 CCTV 결함.. 물대포 수동조작"

정재호 입력 2016. 9. 12.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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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살수차의 디지털 조작기기로 물대포의 수압을 조정하는 모습. 경찰은 이 같은 시스템을 갖추고도 백남기 농민 사건 당시 CCTV의 기능 문제 등으로 활용조차 못했다. 제공=박주민 의원실

CCTV 해상도 낮은데다 물안개 탓 표적 안 보여

수압 조절 기기 활용 않고 운용요원 판단 따라 살수

경찰 “상황별 반복 훈련으로 수동 상황서도 정상적 운용”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의 직사(直射)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진 백남기(69)씨 사건은 살수차 외부 폐쇄회로(CC)TV의 기능 결함으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디지털 조작기기를 활용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사건 당시 차벽 때문에 살수차 물대포 조작요원의 시야가 가로 막힌 상황에서 현장을 유일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외부 CCTV가 물대포 출수구 바로 위에 위치해 제 기능을 전혀 못했다. 가뜩이나 CCTV 카메라의 해상도(41만 화소)가 낮은 데다가 야간에 연속된 살포로 인한 물안개 등으로 CCTV를 통해서는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2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를 상대로 한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의 살수차 시연회에서도 확인됐다. 당시 현장에 참석한 박 의원실 관계자는 “조작요원 운전석 유리창을 통해 볼 때는 그나마 표적에 물줄기가 가해지는 위치를 식별할 수 있었지만, 환한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물안개 등으로 CCTV를 통해서는 표적 상황을 전혀 볼 수 없었다”고 했다.

CCTV가 제 기능을 못하면서 경찰은 물의 압력을 조작하는 디지털 기기를 갖추고도 이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살수차의 경우 CCTV 영상 정보를 바탕으로 물대포의 압력 등을 매뉴얼에 따라 설정한 뒤 조이스틱으로 방향을 조정해 살수하는 방식과, 조작요원의 현장 판단에 따라 차량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아 살수하는 방식이 있는데 백씨에 대해선 후자의 시스템이 작동했다. CCTV를 통한 표적과의 거리 정보 등 필수 요소가 확인되지 않은 채 즉흥적인 살수가 이뤄지다 보니 당시 백씨를 향한 물대포의 수압은 2,800rpm으로 거리(20m)에 따른 살수 압력 기준(2,000rpm)을 초과했다. 당연히 ‘물대포 직사는 가슴 아래를 조준한다’는 경찰 내부지침도 적용되기 어려웠다.

이에 대해 경찰은 살수차 요원의 수동 조작이 참사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백남기 농민 사건 직전에도 본청 주관으로 살수차 운용요원의 상황 별 곡사ㆍ직사 훈련을 실시하는 등 반복된 훈련으로 수동 상황 아래서도 정상적 기기 운용이 충분히 가능했다”고 반박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mailto: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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