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강도 국제제재 맞서 '핵폭주'

2016. 9. 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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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8개월만에 기습 핵실험 강행…폭발력 ‘역대 최대급’
박 대통령 “광적인 김정은에 모든 수단 동원해 압박”
오바마 “핵 보유국 절대 인정 못해” 사드배치 등 강조

북한이 9일 오전 제5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1월6일 4차 핵실험을 한 지 8개월 만이다. 한국·미국·일본을 중심으로 ‘유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라 불러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 채택(3월2일) 및 이행 6개월여 만에 ‘끝장 제재’를 비웃기라도 하듯, 핵실험을 강행한 것이다. 이날은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 정상이 라오스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북핵을 염두에 둔 ‘비확산 성명’을 채택한 다음날이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이후 유지해오던 핵실험 주기(3~4년)가 대폭 단축됐고, 폭발력은 4차 때보다 2배가량 커져 ‘역대 최대급’인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은 ‘핵탄두 폭발시험’이라고 밝히며 “미국 등의 위협과 제재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강력히 규탄했고 유엔 안보리는 한·미·일 정부의 공동 요청에 따라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핵무기연구소’ 명의로 성명을 내어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을 단행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텔레비전>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앞서 유럽지중해지진연구소는 이날 오전 “북한 지역 북위 41.19, 동경 129.05 지점에서 진도 5.3의 지진파가 오전 9시(북한시각) 정각 감지됐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한국 기상청은 기자회견을 열어 “오전 9시30분1초에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5.0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핵실험의 지진규모는 5.0으로 파악한다. 폭발력이 대략 10kt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4차 핵실험 때 폭발력은 6kt으로 추정됐다.

북한은 성명에서 “이번 핵시험에서는 전략탄도 로켓들에 장착할 수 있게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의 구조와 동작 특성, 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 확인했다”며 “핵탄두가 표준화, 규격화됨으로써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들을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은 ‘초강수’로 풀이된다. ‘제재로는 우리를 막을 수 없다’는 메시지이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주한미군 배치’ 결정을 둘러싼 한·미·일 대 중·러의 갈등으로 동북아 정세에 균열이 심화하는 상황을 노린 ‘틈새 파고들기’의 측면도 있어 보인다. 이날은 북한 정부 수립 68돌 기념일(9·9절)이기도 하다.

라오스를 공식 방문 중이던 박근혜 대통령은 일부 일정을 취소하고 4시간여 일찍 귀국해 밤 9시께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소집했다. 박 대통령은 황교안 국무총리와 외교·국방·통일부 장관, 합참의장, 국가안보실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핵실험 대책·영향 등을 점검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정은의 정신상태는 통제불능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며 맹렬히 북한을 비난하고 “국내 불순세력이나 사회불안 조성자들에 대해 철저한 감시” 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북한의 핵실험은) 김정은 정권의 광적인 무모함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모든 수단을 다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도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가장 강력한 용어로 북 핵실험을 규탄하며, 미국은 결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울러 “사드 한국 배치 등 흔들림 없는 안보조처를 취하겠다”면서, 추가 대북제재도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어 “조선(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에도 또다시 핵실험을 진행했다. 중국은 이에 견결한(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면서도 “6자회담을 통해 관련 문제를 해결할 것을 견지한다”고 밝혔다.

김진철 기자, 워싱턴 베이징/이용인 김외현 특파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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