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문 성사시킨 멕시코 재무장관 사퇴

손고운 기자 2016. 9. 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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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비난여론 못이겨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멕시코 방문을 도왔던 루이스 비데가라이(사진) 멕시코 재무장관이 국민들의 비난 여론에 못 이겨 사퇴했다.

7일 AFP통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비데가라이 재무장관의 사임을 받아들이고 후임 장관에 호세 안토니오 미드 국토개발부 장관을 임명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비데가라이 재무장관이 주도한 국가 경제개혁 정책을 높이 평가한다고 언급하면서도 사임 이유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미국 매사추세스공대(MIT) 출신 경제학자인 비데가라이 장관은 지난 31일 트럼프가 멕시코를 방문해 니에토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하도록 성사시킨 인물이다. 그는 멕시코가 무역, 투자 등의 부문에서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당선 시 멕시코 경제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란 시장의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이번 방문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가 면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불법 이민과 무기, 마약밀매를 막기 위해 자국 영토에 장벽을 설치할 권리가 있다”며 ‘멕시코 장벽 설치’에 대한 입장을 고수해 멕시코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비데가라이 장관은 2012년 멕시코 대선 당시부터 니에토 대통령 캠프를 관리한 최측근인 만큼 트럼프의 멕시코 방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멕시코 레포마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멕시코 국민의 85%가 트럼프의 방문을 ‘형편없는 발상’으로 평가했다. 독립기념일을 맞는 오는 15일 밤에는 멕시코시티에서 니에토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도 예정돼 있다.

멕시코대 정치학 교수인 알베르토 아르노는 WP에 “니에토 대통령이 트럼프의 방문 때문에 너무 많은 정치적 비용을 사용했다”며 “비난의 화살을 돌릴 누군가를 찾아 강요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멕시코 정부가 트럼프의 방문을 허용한 것에 대해 “엄청나게 어리석은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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