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체 '앗 실수'..소송까지 갈 수 있어 주의
[머니투데이 송민경(변호사) 기자] [[the L 팩트체크] '부당이득반환소송'으로 돌려 받을 수 있지만 예방이 중요]

'착오 송금'이란 원래 이체해야 할 계좌가 아닌 다른 계좌로 실수로 잘못 입금한 것을 말한다. 인터넷 뱅킹이나 폰 뱅킹을 사용하다 보면 번호를 잘못 누르거나 수취인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이체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다른 사람에게 돈을 송금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한 착오 송금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1년 이후 금액과 건수 모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5년 기준 착오 송금된 금액은 1829억원이며 이중 미반환금액은 836억원에 달했다.

◇'부당이득금 반환소송' 가능…안 돌려주면 '횡령죄'
착오 송금을 했을 때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뭘까. 갑자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계좌 이체를 받은 사람은 법률 상 원인이 없는 돈을 갑자기 받게 된 것이다. 이런 돈을 부당이득금이라고 한다. 이러한 부당이득금을 받은 계좌 주인은 그 돈을 돈의 원래 주인에게 돌려줄 의무를 지게 되는데 이것을 부당이득반환의무라고 한다.
그렇다면 만약 잘못 이체된 돈인 부당이득금을 계좌주인이 돈의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이와 관련해 계좌주인이 잘못 입금된 돈을 돌려주지 않고 소비한 행위는 횡령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2010도891)가 있다.
이 사건에서 거액의 돈이 자기 계좌로 송금된 사실을 안 A씨는 그 돈을 써버렸다. 그렇지만 알고 보니 그 돈은 B사의 직원이 착오 송금한 금액이었다. 이에 대법원은 "만약 계좌로 자신이 모르는 돈이 입금됐을 경우에 실수로 송금된 그 돈은 원래 주인에게 돌려줄 의무가 있고 돌려줄 때까지 보관할 의무가 있다"며 "송금 절차의 착오로 인해 A씨 명의의 은행 계좌에 입금된 돈을 임의로 인출하여 소비한 행위는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계좌 주인이 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돈의 원래 주인은 그를 형사 고소할 수 있다. 계좌 주인이 그 사이 돈을 모두 소비해 버려 돌려줄 수 없다면 그 자체로 횡령죄에 해당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정현우 변호사(법률사무소 현율)는 "자신의 계좌로 돈이 잘못 송금되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돈을 사용했을 경우 우리 법원은 예금주와 송금인 사이에 신의칙에 기한 보관관계를 인정하므로 횡령죄가 될 수 있다"면서 "착오송금된 돈을 사용하지 않고 원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형사 고소 외에 돈의 원래 주인은 계좌주인에게 "자신이 입금한 돈이 계좌 주인에게 잘못 이체되었으므로 그 금액은 법률상 원인없이 갖게 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며 부당이득반환 소송을 할 수 있다. 형법상 횡령죄가 성립된다 하더라도 예금주가 반환을 계속 거부할 경우 이미 사용된 돈을 돌려받으려면 부당이득반환소송을 할 수밖에 없다.
◇압류계좌에 돈묶이면 낭패
그런데 만약 잘못 입금한 계좌가 어떤 이유로 압류돼 있는 경우엔 문제가 더욱 커진다. 박대영 변호사(법무법인 이현)는 "압류된 계좌의 경우 집행을 막을 권원은 없어서 계좌 주인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해야 하므로 사실상 돈을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며 "만약 은행이 대출금 채무 등과 착오송금액을 상계(서로의 채무와 채권을 같은 액수만큼 없애는 것)하는 것은 권리 남용이라는 것이 대법원 입장이므로 그런 경우에는 착오 송금을 입증해 은행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을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시중은행에서 지연송금방식을 활용하여 착오로 송금한 거래를 즉시 취소할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착오 송금 문제를 전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정 변호사는 "착오로 송금된 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으므로 계좌 이체 전 꼭 맞는 계좌로 돈을 보내는 것인지 다시 한 번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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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변호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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